토이스토리3 리뷰
토이스토리1편은 내가 태어나기 직전인 95년도에 개봉했다. 그리고 토이스토리2편은 응애시절인 99년도에 개봉했다. 그리고 당시에는 비디오 가게가 정말 많았고, 점포정리하는 비디오 가게도 정말 많았다. 그래서 그 곳에서 엄마가 구매했던 작품 중에 토이스토리 시리즈가 있었기 때문에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 백번을 돌려봤을 것이다. 그리고 토이스토리를 본 아이들이 그러하듯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나가는 척 문 뒤에 숨어서 장난감들이 움직이는지 숨어서 지켜보기도 했고, 잠드는 척 혼잣말을 하고 엎어져서 실눈을 뜨며 장난감을 지켜보기도 했다. 이 작품은 그 차제로 나의 어린시절이였고, 그만큼 나에게 있어 소중한 작품이다.
토이스토리2
토이스토리 시리즈에서 항상 장난감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장난감과 함께 노는 '파트너'가 점점 성장하여 더이상 장난감을 가지고 놀지 않는 순간이 찾아와 장난감들이 다락에 갇히거나 버려지는 것이다.
그리고 토이스토리2(1999)가 보여주는 이야기는 이와 같은 것이였다. 주인공 카우보이 우디의 친구인 카우걸 제시는 자신의 파트너인 에밀리에게 잊혀졌다 결국은 버려졌었고 그렇게 버려지고 잊혀지는 것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시는 우디의 파트너인 앤디가 아직은 우디와 장난감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나중에 버려지는 결과를 낳더라도 장난감으로서 우디와 함께 앤디의 어린시절을 함께 하는 길을 선택하게 된다.
토이스토리3
픽사는 디즈니 산하에 있는 곳이다. 하지만 디즈니는 절대로 따라오지 못할 픽사만의 감성을 가지고 있다.
처음 예고편으로 토이스토리3을 접했을 때 걱정이 앞섰다. 정말 아이들에게 꿈과 사랑을 전달하고자 하는 픽사 스튜디오인데 정말 앤디가 성장하여 더이상 장난감을 놀지 않는 그 순간을 담으려고 한다니 말이다. 그렇게 토이스토리3에서는 앤디가 대학교에 가야할 나이가 되었고 장난감들과 앤디의 마지막 이야기가 펼쳐지게 된다.
영화의 초반은 앤디가 성장하는 과정을 엄마가 하나 둘 촬영해놓은 것이다. 이 부분에서는 앤디가 장난감들을 가지고 노는 장면, 장난감들과 함께 꼬깔모자를 쓰고 생일파티를 하는 장면, 모든 집이 그렇듯 문틀에 성장하는 앤디의 키를 표시해놓는 모습과 장난감들의 키도 표시해놓는 모습, 장난감들과 함께 영화를 보고 누워서 잠을 자는 모습까지 장난감들과 함께한 모든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이 장면은 나의 가슴을 울렸다. 왜냐하면 몇 년만에 예전에 엄마와 함께 살던 전세를 내주었던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는데 그 곳의 벽에 2009년부터 2011년 나의 생일 7월 22일에 엄마와 함께 나의 키를 표시해놓은 것이 그대로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거기다 더해서 직전에 사시던 분들의 아이들의 키 표시까지 그 밑에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나중에 이 집을 물려받고 나에게 아내가 생기고, 아이들이 생겼을 때 여기에 남아있는 모든 흔적들을 그대로 유지하며 나의 아이들의 키를 이 곳에 그려놓을 것이다.
마지막 장면에 앤디의 엄마는 짐을 정리하고 텅 비어버린 아들의 방을 보면서 알수없는 감정에 휩싸이게된다. 이 장면은 나에게 특히 크게 와닿았다. 특히나 엄마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라기도 했고 부모와 자식의 관계라기 보다는 우리의 관계는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친구와 같은 삶의 동반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에 비해 놀고 먹는 걸 좋아해서 속을 많이 썩이기도 했기 때문에, 지금도 여전히 내가 진정으로 하고싶은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방황하고 있기 때문에 이 장면이 크게 다가왔다.
위 장면에서 우디가 남긴 흔적을 보고 무언가 깨달은 우디는 영화의 중반 부분에서 순간 함께 재미있게 놀았던 보니를 떠올리게 된다. 그렇게 보니의 주소를 적어 앤디에게 몰래 전달하고 앤디는 그 주소를 보고 보니의 집으로 향하게 된다.
그리고 앤디는 모두를 잊은 것 같지만 전부 기억하고 있었다.
서부 제일의 터프한 카우걸 제시, 그리고 제시가 제일 사랑하는 불스아이, 언제나 함께 있어야 하는 감자 부부, 주인에게 언제나 충직한 스프링 댕댕이 슬링키, 굉장히 무서운 악당이기도한 닥터 퐄챂! 피자 혹성에서 온 외계인 삼둥이와 세상에서 제일 사나운(사실은 겁쟁이인) 공룡 렉스, 제일 멋진 버즈 라이트이어까지. 그리고 모든 상자를 정리하려고 하는 순간 등장하는 카우보이답게 용감하고 친구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 언제나 곁에 있어줄 최고의 보안관 우디까지
앤디는 처음에 우디만큼은 대학에 함께 가고자 했다. 하지만 가장 친한 친구이기도 하고, 다른 장난감들과 우디도 정말 친한 친구이기 때문에 앤디는 우디만 따로 남겨놓는 것보다는 그들이 모두 함께 하길 바라는 마음에 베스트 파트너지만 보니를 위해 건내주게 된다.
나도 정말 많은 장난감들을 가지고 놀았었다. 상자로 몇 박스나 있었고 종류도 다양했다. 당시엔 별거 아닌 것처럼 생각했지만 역시 더 재미있게 가지고 놀기 위해서 정말 친한 동생에게 모든 박스를 모아서 가져다 줬던 기억이 있다.
토이스토리 시리즈를 좋아하는 우리 모두는 앤디였다. 우리는 우리들 마음 속에 각자의 우디를 가지고 있었고 우리의 상상력의 나래를 통해서 어린아이의 눈으로 각자의 세계관을 만들고 그 안에서 많은 '파트너'들을 '가지고 노는게' 아닌 '함께' 놀면서 성장했다. 그리고 모두 비슷한 장난감들과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엄청나게 가까운 친구였지만 결국은 어딘가로 사라지거나 버려지거나 창고에 남아있을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다른 누군가에게 전달되고 더 멋진 파트너를 만나게 되고 서로를 마음 속에서 그리고 있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