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캐롤입니다

prologue. 음악이 주는 힘

by 달리


사사롭게 지는 낙엽과 아득한 크리스마스가 공존하는 기묘하게 따뜻했던 11월. 가게에선 나지막이 캐롤이 들려온다. 우리는 계절이 다가올 때 더욱 풍성한 계절감을 위해 음악을 튼다. 머지않아 캐롤이 끝나고, 꽃봉오리가 올라올 때쯤 들려올 봄 향기 가득한 가사들. 꼭 여름이어야만 하는 청량한 멜로디들. 역시나 가을에 듣지 않으면 섭섭해질 음색들.


전주만 들어도 설레는 마음이 이는 것은 음악이 지닌 커다란 힘이다. 까마득한 기억 속 잊고 있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음악은, 한 사람의 마음까지 깊게 파고든다. 마치 한입에 학창 시절 기억이 떠오르게 하는 급식 메뉴이거나 첫 데이트의 영화와 같이. 또는 그림 한 장만으로도 세기와 세계를 초월하는 명화처럼.


비교적 음악은 단순하다. 늘 한 손에 꼭 붙어 떨어지지 않는 스마트폰의 배터리가 닳지 않는 한, 우리의 목소리가 있는 한 음악은 사라지지 않는다. 고이지 않고 끊임없이 재생된다. 누군가에겐 무한한 행복이거나 무수히 잊히게 만드는 마법에 걸렸더라도 잊히지 않는 하나의 절대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


수많은 정보 사이 잊혀짐이 더 익숙한 우리에게 함께 떠올린다는 감정은 더욱 소중해진지도 모르겠다. 하나의 음악을 듣더라도 제각기 다른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같은 노래를 듣더라도 또 다른 감성, 다른 추억, 다양한 의미들.


떠올리는 것에 단순하고도 강한 힘을 지닌 음악은 때때로 우리에게 ‘위로’가 되어준다. 공감이 가는 가사부터 시작해 사랑하는 사람이 절절하게 사랑했던 음악, 사랑하는 가수의 목소리 또는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음악, 아니면 음악 그 자체로도 위로받는 경험을 한다.


누구나 한 번씩 찾아오는 시기. 한때 복잡한 감정으로 힘들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 들려온 피아노 선율 하나만으로도 위로를 받았었다. 가사 하나 없는 음악인데 이토록 큰 위로를 받는 것은 슬픈 선율이 주는 '공감' 때문이었다. 슬픈 음악은 공감을 해주고, 사람에게 위로를 전할 수 있다. 끝없이 우리에게 위로와 공감을 선사하는 김광석의 음악처럼, 싸이월드 플리가 오르내리는 것처럼. 마음에 울리는 위로. 우리 곁의 찬란한 이 음악들이 계속 재생되길 바라며, 언제부터인가 만연해진 혐오와 더욱 삭막해진 한국의 사회 속에서 음악이 주는 '공감'의 힘을 기대한다.




Rockin' Around The Christmas Tree - Brenda Lee (1958)》

1958년 11월에 발매된 곡. 그러나 2023년 연말, 머라이어 캐리의 캐롤을 제치고 빌보드 차트 1위에 올랐다. '브렌다 리'는 빌보드 1위에 오른 최고령 아티스트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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