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 멘토가 되어보자
부업의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명사] 본업 외에 여가를 이용하여 갖는 직업.
지난 글에서는 세무사의 본업에 대해서 소개했으니, 오늘은 세무사가 할 수 있는 "다른 일"에 대해서 소개하려고 한다. 오늘 소개할 일은 "세무사 멘토링"이다.
나는 어렸을 적부터 글쓰기를 좋아해서 네이브 블로그, 브런치, 티스토리 등에 자잘 자잘한 글을 써왔다. 세무사 시험을 준비하면서는 '내가 합격하면 합격수기와 공부방법을 정리해 글로 남겨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준비하는 시험임에도 불구하고 공부법에 관한 정보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1차 시험에 합격하고, 2차 시험에 합격하면서 조금씩 공부 관련 기록들을 블로그에 남겼다.
각 과목별 공부방법, 합격수기, 공부할 때 봤던 교재 등 수험생에게 도움이 될 만한 글을 썼다. 어떤 게시물은 누적 조회수가 15,180회가 넘었고, 누적 댓글 수가 228개나 달렸다. 댓글로 공부 문의를 해오는 사람도 많았다. 19년에 작성한 글인데 오늘도 누군가가 댓글로 공부방법을 문의했다.
하지만 블로그로 멘토링을 해주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핸드폰 번호를 알려달라는 사람도 있었고, 공부계획을 처음부터 끝까지 짜 달라는 사람도 있었다. 돈을 받고 하는 일이 아니다 보니 많은 시간을 투입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다 한 제안을 받게 되었다.
저희는 2030 성인 국가고시 수험생을 돕기 위한 서비스 '패서스'를 운영하는 신생스타트업 마인드밤입니다. 세무사님께 마인드밤의 멘토로 함께해 주실 것을 제안드리고자 메일을 드립니다.
패서스는 합격생과 멘토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을 만드는 회사다. 세무사 수험생에게 도움을 주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던 나에게 딱 필요한 제안이었다. 흔쾌히 제안을 수락했고 지난 7월 첫 멘토링에 참여했다. 2명의 세무사 수험생을 만났고 그분들이 궁금해하는 것에 대해 아낌없이 이야기를 해주었다. 다가오는 12월에 두 번째 멘토링이 열린다고 하여 내심 기대 중이다. 대면 멘토링뿐만 아니라 전화 멘토링, 카톡 멘토링도 계획 중이라고 하니 수험생을 만날 기회가 더 많아질 것 같다.
사실 멘토링을 부업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별로 돈을 벌지 못하기 때문이다. 소정의 참여비를 받기는 하나 왔다 갔다 하는 시간, 준비하는데 소요되는 에너지 등을 생각하면 무료봉사에 가깝다.
하지만 멘토링 활동은 계속해서 할 예정이다.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기쁘기 때문이다. 또한 멘토링을 하면서 다른 멘토를 알게 되는 것도 큰 장점이다. 노무사, 변리사, 변호사, 관세사 등 많은 분들의 명함을 받았다. 언젠가 그분들에게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내가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요즘에는 현직자와 구직자를 이어주는 플랫폼이 많이 있다. 꼭 전문자격증이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현직자로서 멘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나에겐 당연한 것들이 누군가에겐 절실한 것이 될 수 있다. 누군가의 멘토가 되는 가치 있는 경험을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