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입 가득 바다향기가..
엊그제 새벽에 배송해 주는 곳에서 할인을 많이 하길래 벌교 피꼬막을 2킬로 구매해 보았다. 월요일 아침 일찍 도착했는데 어제 퇴근하고 먹으려고 김치냉장고에 넣어두고선 잊어버렸다. 생물이라 변질되기 쉬워서 빨리 해 먹어야 되는데 오늘은 잊지 않으리. 하고 하루 지난 오늘 퇴근 후 급하게 해감하여 왕꼬막을 영접하게 되었다.
꼬막은 11월에서 3월이 제철이고, 지금쯤 거의 끝물이라 잘 사지 않는데, 올봄은 지난주까지 계속 추웠기에 뒤늦게 한번 구매해 보았다. 매번 작은 새꼬막만 먹다가 큰 피꼬막은 처음 사봤는데 비주얼부터가 남달랐다. 제일 큰 거는 내 손바닥의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작을 때는 몰랐는데 너무 크니까 이거 한 입에 들어가겠나 싶다. 하지만 이미 꼬막은 내손에 들어왔고, 나는 오늘 먹어야겠고.
처음엔 칫솔로 박박 문질러 씻었다. 그런데 잘 안 씻어진다ㅠㅠ
꼬막 껍데기에 잔잔한 솜털도 많이 나서 만지니까 보송보송하고, 그로 인해 뻘이 잘 떨어지지도 않고, 껍질 홈이 깊어서 칫솔질하기도 어렵다. 굵은소금으로 고무장갑을 끼고 박박 문지르니 좀 깨끗해진다. 흐르는 물에 세네 번을 씻은 후에야 그나마 맑은 물이 나온다. 그리하여 1~2시간 해감해야 될 것을 30분 남짓, 급하게 해감 후 꼬막이 잠길만큼의 물을 냄비에 붓고, 소금 한 수저 넣은 후, 물이 끓기 전 바닥에 기포가 보글보글 올라올 무렵 꼬막을 넣었다.
꼬막은 끓는 물에 데치면 쪼그라들고 맛이 빠져버리기에 끓기 직전 기포가 올라오는 그 시기에 데쳐야 한다. 그래야 쪼그라든 질긴 꼬막이 아닌, 탱글탱글 부드러운 식감의 꼬막을 맛볼 수 있다.
이제 냄비의 오른쪽이나 왼쪽 중 한쪽 방향으로만 튀김젓가락이든, 볶음스푼이든, 무언가 젓는 도구를 하나 들고 같은 방향으로 계속 저어준다. 젓는 도중 꼬막이 3~4개 정도 입을 벌리기 시작하면 불을 바로 끈다.
그러고 나서 냄비의 위에 부유물은 따라 버리고, 중간쯤 깨끗한 물을 큰 볼에 따로 조금 부어둔 후, 마지막 꼬막 껍데기이나 뻘 같이 지저분한 게 남은 물은 버린다. 그러고 나서 꼬막을 건져 따로 부어둔 꼬막 삶은 물에 담가서 식힌다. 꼬막을 까다보면 뻘이 나올 수 있는데, 그때마다 찬물에 씻어버리면 꼬막의 맛성분이 씻겨나가면서 비린내가 나게 된다. 꼬막 삶은 물로 헹궈가면서 껍질을 벗기면 맛성분도 빠지지 않고, 마르지 않아 촉촉하고도 맛있는 알맹이를 먹을 수 있다.
이제 껍질을 모두 제거 후 통에 담아서 양념간장을 만들어 끼얹어 먹으면 짭조름하니 밥반찬으로 좋고, 초고추장을 듬뿍 찍어서 한 입 가득 베어 물면 술안주로도 좋다. 그리고 별미로 초고추장이나 양념간장을 넣고 밥과 야채를 비비면 꼬막비빔밥으로도 맛볼 수 있다.
꼬막은 철분과 칼슘 등이 풍부해 빈혈에도 좋고, 타우린 성분이 많아 간기능 개선과 피로해소에도 좋다. 뿐만 아니라 셀레늄도 풍부해서 항산화 작용을 하여 노화예방도 하므로 건강하고 예뻐지게 해주는 음식이다.
꼬막 많이 드시고, 건강하고 예뻐집시다!
오늘도 저녁 한 끼 잘 먹었다~
<꼬막 해감 후 맛있게 삶는 법, 꼬막 양념장 만드는 법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큼지막한 벌교 피꼬막 먹는 법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