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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생신파티 두 번

생신이 너무 가까운 거 아인교?

by Kidcook

저의 친정아버지 생신은 음력 정월대보름 앞날인 1월 14일, 시아버님 생신은 양력으로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다. 그래서 매년 아버지 생신과 아버님 생신을 거의 일주일 이내로 또는 이주일 이내로 축하해 드린다. 올해도 어김없이 아버지 생신은 2월 11일이고, 아버님 생신은 2월 14일로 3일 간격이 되었다.


시아버님은 교직에 계시다가 정년퇴임하시고 쉬고 계신 관계로 아버님 생신이 더 뒤였지만, 토요일인 어제 먼저 챙겨드렸다. 외식을 할까 하다가 날씨가 어제는 너무 추워서 집에 배달시켜서 맛있게 먹고, 화려한 꽃 케이크를 주문해서 손자들과 생신 축하 노래도 불러드리고 선물 증정식(^^)도 하고 시간을 보내고 왔다.

남편 형제인 시동생과 시누이는 모두 in 서울에 거주하고 있어서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장남인 남편과 우리 가족들만 가서 생신 축하드리고 한 끼 식사를 해왔다.


아버지는 오랫동안 자영업을 하셨다. 몇 년 전 교통사고가 난 적이 있어 집에서 쉬셨는데 건강을 회복하시고는 늦은 나이지만 "놀면 뭐 하겠노, 집에 있으니까 지엽다(지겹다)." 하시며 지인분이 소개해주신 빌라에 알바 삼아서 작년부터 경비일을 하신다고 일요일만 쉬신다. 그래서 일요일인 오늘 아버지 생신파티를 했다. 나는 친정에서 도보 15분 거리, 남동생은 친정에서 도보 5분 거리라 우리 식구와 남동생네 식수가 함께 가서 밥도 먹고, 케이크 하나 사서 다 같이 생일 파티 해드리고 온다.


한 달에 생신파티 두 번 하니까 식사 메뉴 선정이나 케이크 고르고, 선물 준비 등에 신경을 두 번 써야 하지만 그래도 양가 부모님이 다 살아계셔서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한 일이다. 사실 조금 솔직히 말하자면 이번 달 가계 지출이 많아지기 때문에 우리 집 가계지출을 관리하는 나로서는 조금 부담이 되긴 하지만...^^;;


벌써 친정아버지와 시아버님이 여든을 바라보고 계시는 나이다. 주변에 지인 부모님들의 안타까운 부고 소식을 접할 때마다, 남의 일 같지가 않아서 내 나이도 이제 변 부모님들이 세상을 떠나시는 때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아릿하다. 나의 부모님들은 계속 그 자리에 계실 것만 같은데, 살아계실 때 후회 없이 마음껏 잘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뚝뚝한 경상도 아지매라 제대로 말을 못해본 것 같은데, 오늘은 용기 내서 말해본다.

"부모님, 사랑합니데이~"

(부끄러버서 직접 말을 못 했다... 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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