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전업주부가 전업주부를 벗어나는 과정

by 풍또집

남편은 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며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했다.

말로는 유학이던 뭐던 시켜주겠다고도 하더라.



대학 친구는 돌연 메시지를 보내왔다.

네가 좋아하는 그 일, 그리고 네 꿈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지원금을 좀 받아볼까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했던 취업지원제도의 담당자는 힘을 줬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고. 잘할 거라고.



그리고 이상하게도 주변에 카메라 만지는 이들이 꽤나 있다.

카메라에 관심을 끌 수 없게 잊을만하면 사진 이야기가 오갔다.

열정이 식을만하면 불씨를 붙였다.



이런 여러 사람들의 손과 말이 모여 내 발을 움직였다.

좋은 사람들이 둘러싸니 난 그저 못 이기는 척 떠밀리면 그만이었다.



내 힘으로 한 건 딱 하나였다.

'하루에 뭐라도 하나는 하자.'는 다짐.



육아 외에 내가 하기로 선택한 일 한 가지는 꼭 하고자 했다.


사실 매일 무언갈 해냈다고 하면 거짓부렁이다.

그래도 생각날 때마다 글을 쓰거나 사진을 찍거나 보정을 했고

그리고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딱히 나지 않아도 의식적으로 생각을 하려고 노력했다.



용두사미가 심한 나인줄을 알기에

시작한 일만은 반드시 꾸준히 하고자 했다.



이것저것 하다 보니 미래가 그려졌다.

미래를 그리다 보니 어디 가서 할 말이 생겼다.

그 말을 가지고 면접을 봤다.

면접을 보며 이것저것 해온 일을 보였다.



그리고 취직을 했다.

사진 중에서도 제일 하고 싶던 아기 사진관이다.

아기 사진관 중에도 내가 원래부터 좋아하던 사진관이다.



브런치북을 하나는 꼭 내고 싶던 게 있다.

전업주부가 복직하는 법.



아이에게 얻는 것도 참 많지만

아이를 위해 포기해야 할 것도 참 많다.


나는 그 포기해야 할 것이 일할 기회였고 배울 기회였다.




'전업주부가 복직하는 법'이라는 글에 내가 담고 싶던 말은,

그저 누군가의 엄마로 살아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것 하나쯤은 붙잡는 법이었다.



조금은 설레발 같기도 하지만

이제는 그 이야기의 첫 페이지를 써봐도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