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워킹맘이 되려면 '이게' 필요하다.

by 풍또집

워킹맘을 하기 위해선 꼭 필요한 게 있다.

이게 없다면 옵션은 두 가지다.



회사에서 골칫덩이가 되던가.

회사를 그만두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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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그건 '믿을 구석'



어린이집 혹은 유치원에 맡긴다 한들

언제나 막막한 순간은 오고야 만다.



이를테면

격리가 필요한 전염병, 방학 같은 것 말이다.



지금이야 어린이집에 연장반, 야간반이 있다고 하지만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문제는 더 커진다.



아이들은 점심이면 수업을 마치고

갈 곳은 방과 후, 학원뿐일 터.



지금은 다행히 야간반이 있는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어

퇴근까지 거뜬히 아이를 맡길 수 있다.



허나 아이가 열이 나면 비상이다.



현재 다니는 어린이집은 유난히도 아이들이 잘 아프지 않는다.

전염병이 하나 나오더라도 꼭 그 한 명에서 그치고 더 이상 퍼지지 않는다.



청결 관리를 너무나 잘해주신다는 것이기에 너무나도 감사한 일이지만

모든 일은 양날의 검이 있는 법.

콧물 한 줄기만 흘러도 원장님의 경계가 시작되곤 한다.



집에 전업주부로 있을 때야 눈치를 주면 집에 데려오면 그만이었다.

나도 아픈 아이를 보내는 것이 마음이 편하지 않으니 아이가 조금이라도 아프면 집에서 내보내지 않았다.



허나 일을 시작한 뒤로는

아이도 선생님도 애써 외면하며 등원을 시킬 수밖에.



방학에 들어가면 더 큰일이다.

1주일에서 2주일은 맡길 데가 없으니 그동안 아이를 봐줄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



방학 동안 긴급보육을 해주는 보육기관도 있겠으나

나에게는 해당되지 않았다.



다행히도 양가 부모님이 모두 가까이 살고 계시고

모두 퇴직을 하셔서 믿는 구석이 있다.



해서 당당히 면접 자리에 갈 수 있었다.

아이가 있지만, 아프면 봐줄 내 사람들이 있다고.



연차도 없고 주말에도 빨간 날에도 명절 제외 일절 쉬지 못하는 직업이지만

그래도 그들이 있기에 용기 있게 하고 싶었던 일을 시작했다.



그렇지만 어른들도 그들의 삶이 있지 않은가.

아이들이 아프다고 연락이 와도 웬만하면 부모님들께 연락하기가 쉽지가 않았다.

(아무래도 아직 충분히 뻔뻔해질 만큼 힘들지를 않았나 보다.)



그래서 아픈 아이를 격리 방에 잠깐 둬달라고 양해드리고

퇴근 후 달려가는 길에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연락을 안 하는 거지만 할 곳이 없어 못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일을 하는 걸까.'



한부모 가정 등은 휴직을 고려하지도 못할 텐데

내 일이 아님에도 당장 내 상황인 듯 한숨이 절로 나온다.



어쩔 수 없이 아픈 아이도 맡아주고

일주일 내 기숙할 수 있는 어린이집을 찾아 헤맬 수밖에 없겠지.

혹은 그마저도 못해서 고아원 등에 잠시 아이들을 맡기는 사람들도 보았다.



그들의 마음이 얼마나 찢어질까.

어두운 밤, 문만 바라보는 아이의 시선이 얼마나 공허할까.



"이 세상이 부모와 아이들에게 조금은 덜 추운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읊조리며 옷을 여며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