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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공원 만든다더니…웬 '무덤'이

by 리포테라

곰팡이 낀 석상, 으스스한 산책길
아이 손잡고 걷기엔 너무 무섭다
시민 공감 없는 ‘예술공원’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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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대 예술공원 석상 논란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연합뉴스


부산시가 이기대에 조성 중인 예술공원이 예기치 못한 반발에 부딪혔다.



문제는 공원 내 설치 예정인 ‘옛돌스트리트’에 전시될 석조 유물 때문인데, 이에 대해 일부 주민들은 “공원이 아니라 무덤 같다”며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공원이 아니라 공포 체험”… 불만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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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대 예술공원 석상 논란 / 출처 : 연합뉴스


‘이기대 예술공원’은 부산시가 세계적인 문화관광 명소로 육성하기 위해 추진 중인 대형 사업이다. 남구 용호동 오륙도 해맞이공원 일대에 국제아트센터, 탐방센터, 전망대, 옛돌스트리트 등이 단계적으로 조성되고 있다.



이 중 ‘옛돌스트리트’ 구간엔 옛돌문화재단이 일본에서 환수한 석조 유물 65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이 유물들엔 조선시대 무덤 앞에 세우던 문인석, 장명등, 석장승, 관솔등 등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유물의 외형과 분위기에 대해 시민 반응은 싸늘하다. “곰팡이와 이끼가 낀 석상이 음산하다”, “낮에 봐도 으스스하다”, “아이들과 산책하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등의 의견이 다수다.



실제로 인근 3천 가구 아파트 주민들 역시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한 주민은 “아무런 사전 설명도 없이 공원에 무덤 유물이 들어섰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주민 협의 없었다”…일방적 추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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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대 예술공원 석상 논란 / 출처 : 연합뉴스


부산시는 해외 성공 사례를 참고해 자연과 예술이 조화를 이루는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본 나오시마 미술관, 덴마크 루이지애나 현대미술관 등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민들과의 사전 협의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유물이 언제, 왜 설치되는지 아무 설명도 듣지 못했다”는 반응이 다수다.



공원이라는 공간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불만도 나온다. “이기대는 산책하고 쉬는 곳이지, 역사 전시장이 아니다”, “자연 경관을 해치는 흉물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문화재단 측에서 역사적 의미가 있는 유물을 기증했고, 예술공원 취지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역사적 의미 강조에도 시민 불신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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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이기대 예술공원 개념도 / 출처 : 부산시


옛돌문화재단 측은 해당 유물들이 일제강점기 일본에 반출됐다가 2001년 재단 이사장이 환수한 것이라며, 부산이 일본과 마주한 지리적 특성과도 맞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시민들은 역사적 가치보다 공공 공간으로서의 기능과 분위기를 더 중시하고 있다. “공원은 편안하게 머무는 장소인데, 지금은 산책 자체가 불편하다”는 지적이다.



이기대 예술공원은 장기 프로젝트로, 향후 단계별로 더 많은 시설이 들어설 계획이다.



그러나 출발부터 시민 반발이 거센 만큼, 부산시가 공감과 소통 없이 사업을 밀어붙일 경우 전체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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