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첸나이 공장 / 출처 = 현대자동차
신형 SUV 한 대가 인도의 공장을 빠져나오는 순간, 현대차의 새로운 도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인도 시장을 미국에 이은 글로벌 두 번째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야심 아래, 현대차는 인도 내 연간 100만대 생산 체제에 돌입했다.
푸네에 세운 제3공장의 본격 가동과 함께 ‘신형 베뉴’가 첫 생산 차량으로 출고되며 현대차의 현지화 전략에 속도가 붙고 있다.
인도 첸나이 공장 / 출처 = 현대자동차
현대차는 최근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인수한 인도 푸네 공장에서 첫 번째 생산 차량인 ‘신형 베뉴’를 공개했다. 이 모델은 인도 시장 특성에 맞춰 차체가 더욱 넓고 높아졌고, 휠베이스도 기존보다 20밀리미터 길어졌다.
내부에는 약 25인치의 듀얼 커브드 디스플레이와 인공지능 기반 커넥티드 시스템 등이 적용됐다. 자동차 업계가 이 차량에 주목하는 이유는, 푸네 공장에서 제작된 첫 모델이자, 향후 출시될 26개 신차 중 선두에 선 차량이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이 공장에 약 1조원을 투입해 스마트 제조 시스템을 도입했고, 2028년까지 연간 25만대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첸나이 1·2공장의 82만대 규모와 합쳐지면, 현대차의 인도 생산능력은 100만대를 돌파하게 된다.
디 올 뉴 베뉴 / 출처 = 현대자동차
현대차의 인도 시장 전략은 점점 다층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기존 해치백 위주였던 라인업은 SUV로 확대되었고, ‘아이오닉5’, ‘크레타 EV’ 등 전기차 생산도 병행하고 있다.
현대차 인도법인의 김언수 본부장은 “푸네 공장의 가동은 현대차의 인도 전략에 결정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타룬 가르그 인도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베뉴가 인도에서만 70만대 이상 판매되며 SUV의 성공작이 된 만큼, 이번 신형 베뉴도 현지 생산을 통해 글로벌 전략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26년부터 현대차 인도법인의 첫 현지 출신 최고경영자(CEO)로서 조직을 이끈다.
‘현대차 CEO 인베스터 데이’ / 출처 = 뉴스1
현대차는 인도를 글로벌 성장의 핵심 시장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지난달 호세 무뇨스 글로벌 CEO는 인도에서 열린 인베스터 데이에서 “2030년까지 50억 달러(약 7조 2천억 원)를 인도 시장에 투자하겠다”고 밝히며, 인도가 전략적 우선순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마루티 스즈키에 이어 인도 내 점유율 2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기아 브랜드까지 포함하면 생산량은 150만대에 육박한다. 올해 목표로 잡은 연간 91만대 판매도 달성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 중이다.
인도는 이제 단순한 생산 거점이 아닌, 현대차의 미래 성장을 이끌 주요 무대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