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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는 쌓이는데 팔리질 않네”… 현대차의 고민

by 리포테라

전기차 수요 급감, 라인 중단
보조금 소진·수출 둔화 겹쳐
현대차 “불가피한 휴업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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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5 / 출처 = 현대자동차


전기차 시장의 냉각 조짐이 현실이 됐다. 현대자동차가 국내외 수요 감소에 직면하며 울산 제1공장의 전기차 생산라인을 또다시 멈추기로 했다.



아이오닉5와 코나EV를 생산하는 울산 1공장 12라인이 오는 11월 18일부터 28일까지 9일 동안 가동을 중단한다.



이는 올해에만 아홉 번째 휴업이며, 줄어든 주문량과 미·중 수출환경 악화, 현지 생산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현대차는 이 기간 라인 설비를 재정비하며, 생산 속도도 낮추는 구조조정을 병행할 계획이다.


국내 보조금 소진…내수 판매 ‘급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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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5 / 출처 = 현대자동차


현대차에 따르면 이번 휴업은 친환경차 구매 보조금 소진으로 인한 주문 감소가 주요 원인이다.



무공해차 통합누리집 기준, 전국 지자체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대부분 이미 집행되며 신규 신청이 막힌 상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이 끊기자 바로 판매가 줄어든 건 전기차 시장의 불안정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아이오닉5는 올해 3분기까지 약 3만4000대가 생산됐지만, 국내 판매는 1만2310대에 머물렀다. 코나EV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이며 라인 가동률에 큰 타격을 입혔다.


수출 급감…현지 생산도 ‘양날의 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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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전기차 라인 생산 중단 / 출처 = 연합뉴스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내수에 이어 수출 시장도 위축세다. 특히 미국에서는 지난 10월부터 일부 주에서 전기차 보조금 지급이 중단되면서 수요가 눈에 띄게 줄었다.



여기에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가동이 본격화되면서, 현지 생산 증가가 오히려 국내 공장의 역할을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인해 현지 생산 차량에만 세액 공제 혜택이 적용되는 점도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켰다. 유럽 역시 관세 및 현지 제조 확대 추세로, 한국산 전기차의 수출길이 점차 좁아지고 있다.


구조 재편 돌입…“지속 가능한 전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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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전기차 라인 생산 중단 / 출처 = 연합뉴스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현대차는 이번 휴업 기간 동안 12라인의 시간당 생산량을 27.5대에서 17.5대로 줄이는 공정 개편 작업에 돌입한다. 이미 지난달 두 차례 테스트를 마친 바 있으며, 휴업 기간을 통해 본격적인 설비 재배치와 보수 작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업계는 전기차 산업이 보조금 중심의 불안정한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가격 안정, 충전 인프라 확충, 중고 전기차 잔존가치 보전 등 시장 체질 개선 없이는 생산 차질이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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