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Y / 출처 = 테슬라
BMW와 메르세데스-벤츠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뜻밖의 결과가 나왔다. 2월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는 독일 명차가 아닌 미국의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였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수입차는 테슬라 모델 Y로, 총 2040대가 등록됐다. 벤츠 E클래스(1874대)와 BMW 5시리즈(1719대)를 제치고 1위에 오른 것이다.
모델 Y / 출처 = 테슬라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에 전기차 보조금 확정과 신차 효과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KAIDA 정윤영 부회장은 “전기차 보조금이 확정되면서 테슬라를 비롯한 전기차 판매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지난해 2월 설 연휴로 영업일이 줄어든 데 따른 기저효과도 한몫했다.
브랜드별 판매량에서는 여전히 BMW가 6274대로 1위를 지켰고, 메르세데스-벤츠(4663대), 테슬라(2222대), 렉서스(1337대), 볼보(1046대)가 그 뒤를 이었다.
연료별로 보면 하이브리드 차량이 1만 3013대 판매되며 전체의 64.4%를 차지했고, 전기차는 3757대(18.6%)로 뒤를 이었다. 가솔린(3226대, 16.0%)과 디젤(203대, 1.0%)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모델 Y / 출처 = 테슬라
한편, 한국 시장에서 테슬라 모델 Y가 돌풍을 일으킨 것과 달리, 유럽에서는 상황이 달랐다. 독일 매체 슈피겔은 테슬라 모델 Y의 유럽 시장 점유율이 2023년 1위에서 지난해 4위로 내려앉았다고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자토 다이내믹스의 분석에 따르면, 모델 Y의 지난해 유럽 판매량은 20만 9214대로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
특히, 테슬라의 점유율 하락이 두드러진 스웨덴과 노르웨이에서는 ‘일론 머스크 효과’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모델 Y / 출처 = 테슬라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극우 정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정치적 논란을 일으킨 것이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스웨덴에서는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이 4.2%에서 2.1%로, 노르웨이에서는 21.7%에서 7.4%로 급감했다. 독일에서는 테슬라 중고차 가격이 급락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유럽 시장에서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의 테슬라 돌풍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앞으로도 전기차 보조금 정책과 소비자들의 구매 트렌드 변화가 수입차 시장의 판도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