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서울시교육청은 모든 학교에서 체벌을 금지하는 규정을 발표했고, 2012년 1월 서울시의회가 서울 학생인권조례를 공식 공포하였다. 이미 2000년대 중후반부터 학교 내 체벌에 대한 반대 움직임이 학생 및 학부모, 그리고 교육계에 일었고, 마침내 2010년 이후 체벌을 포함한 물리적 제제를 학생의 권리로 선포하게 되었다.
내가 겪은 90년대 2000년대 초반의 사랑의 매 문화는 이후 사라졌고, 교사의 권위가 무너졌다는 걱정도 있지만 확실히 우리의 새세대는 처벌의 문화로부터 멀어지게 되었다.
구세대 - 정확한 연도를 가름할 수 없고, 또한 성급한 일반화의 위험이 크지만 - 2000년대 후반까지 고등학교 수업을 받은 세대들. 그러니까 최근 말하는 MZ세대 중 90년대 초반까지는 처벌 우위의 규칙을 일상적으로 접해왔고, 말로 안 되면 체벌도 당연시 되는 학교와 사회에서 맞게 몸과 마음이 적응하며 성숙했다. 그리고 2010년 전후로 초등학교를 거친 새세대는 물리적 제제를 제외한 말로만 훈육과 제제가 가능하였고, 처벌이 어려운 상황에서 사람의 행동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보상이 늘어나는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사람의 뇌는 가장 늦게 완성되는 장기로 10대 늦어도 20대 초반까지 경험을 토대로 유연하게 내적 세계를 형성하게 되고, 그 이후로는 변화의 가능성이 덜 유연해진다. 따라서 뇌의 성장 특성을 고려하였을 때, 구세대와 새세대의 뇌가 다름을 짐작할 수 있고, 처벌 위주의 이전에 잘 통하던 권위적이고 상명하복에 착착 움직이던 사기업, 정부기관 등 조직이 이제는 처벌만으로는 움직일 수 없음을 설명할 수 있게 된다.
나를 포함한 구세대는 벌을 피하려 노력하고 집단의 규칙 준수를 중심으로 세상을 살았다고 하면, 새세대는 보상을 얻기 위해 성과와 새로움을 추구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처벌을 피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회피를 할 수 있는 처벌 기반 학습에 익숙한 구세대는 편도체를 중심으로 상황과 분위기에 맞게 눈치껏 잘 행동하고 상황을 모면하는 것이 최고의 미덕이었다면, 새세대는 도파민 보상 회로를 짜릿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그에 따른 사회적 보상 - 좋아요와 하트표시를 포함한 -, 그리고 회사에서도 내가 이룩한 성과보다 부족한 보상을 얻는다면 이직이 당연한 세상에 살고 있다. 그리고 지금 세상은 후자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고 있고, 새롭고 창의적인 기술과 변화를 얻지 못하면 다른 나라들과 경쟁에서 뒤쳐질 것임이 우리 앞에서 뛰다가 뒤쳐져 가는 나라의 사례를 통해 실제로 느끼고 있다.
한국이 90년대 민주주의 확산과 경제 발전 - 그리고 2010년 학생 체벌 금지로 나타났다면, 미국은 60년대부터 반전 운동 및 시민권 운동이 확산되고 80년 중반 이후 경제 회복과 함께 학생 중심, 인센티브 기반 수업이 도입되었으며 1985년 뉴욕, 86년 캘리포니아에서 체벌을 금지하게 되었다. 대략적으로 한국에 비하여 미국이 20-30년 정도 빠른 보상 중심 교육과 처벌 감소를 시행하였고, 한국이 기업 문화 등에서 보상 위주 사회로 변화하는 것이 보이나, 퇴근 이후 가정과 사회에서도 보상 위주 문화를 충분히 누리기 위해서는 20년간 기다리거나 더 적극적인 홍보를 포함한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처벌이 무조건적인 악이 아니지만, 너무 많은 처벌이 우리 문화에 산재해 있고, 정신건강문제에 대한 부담과 창의력이 필요한 사회 부분에 많은 부담이 되는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