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는 나를 포기하지 않게 해준다.

20대 평범한 직장인이자 취준생이 축구를 가장 좋아하는 이유(1).

by 태라킹
KakaoTalk_20210703_122158709.jpg 학사모를 던지는 것은 자유이다. 어떤 것이든 자유라는 선택에 따른 책임은 반드시 뒤따라온다.

코로나 19의 직격탄을 맞은 오늘날의 사회에 평범한 사람이 아닌 비범한 사람을 위한 자리는 없다.

2019년 2월, 나는 운이 좋게도 대학교 4학년 2학기를 마치고 졸업 전에 취업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사회가 쉽지 않다는 것은 귀가 마르고 닳도록 들어서 각오는 되어있으나 젊음과 패기만으로 무장한 채 치열한 사회전선에 뛰어들었다. 4학년 2학기를 마치고 졸업 전에 취업이 되었다는 말은 행여나 내가 다른 사람들처럼 뛰어난 학점을 가지고 있거나 남부럽지 않은 스펙의 소유자라고 생각할 수 도 있다. 그러나 절대 아니다. 나는 뒤늦게 정신을 차린 케이스이다.(그리고 부끄럽게도 스스로 생각하는 나는 아직도 많이 뒤쳐져있는 소위 말하는 'Underdog'의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2019년 12월 부터 전세계를 강타하는 코로나19 팬데믹은 많은 피해자를 만들어내었다. 그리고 나는 불행히도 그 피해자 중에 한 명이 되었다. 경영악화로 인하여 첫 회사에서 권고사직을 받게 되었다. 그 당시로 3개월만 더 근무하였으면 2년을 채울 수 있었는데 너무나 어안이 벙벙하여 창고에서 혼자 쭈구려 앉아 펑펑 울었던 기억이 지금도 눈 감으면 생생하다.


나는 내가 우리 집안의 가장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의 여유도 없이 바로 준비를 하였고 곧바로 이직에 성공하였다. 그러나 두 군데를 옮기게 되었는데, 두 군데 다 수습기간을 못 채우고 권고사직 통보를 받았다. 남들은 한 번도 받을까 말까하는 권고사직을 나는 무려 세 번이나 그것도 연속으로 받았다. 단 한 번도 나는 자의적으로 그만 둔 적이 없었다. 나가게 되는 곳들마다 이유를 물었다. 내가 왜 그 대상자가 되어야 하는지 말이다. 그들의 대답은 토씨하나 다른 것 없이 똑같았다.


"근무태도와 적극성, 업무 모두 성실하고 최선을 다 해서 열심히 해왔고, 성과도 내왔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평범한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고 비범한 사람이라 느껴집니다. 우리는 평범한 사람을 원합니다."

순간 뒷통수를 한 10대 이상 맞은 듯한 어안이 벙벙했다. 근태와 적극성 등 사람이라면 당연히 갖추어야 할 기본소양은 베이직인 전제 하에 오늘날의 사회는 자기 자신의 개성과 장단점을 모두 존중하는 사람을 원하는 것이 아닌, 자기 말을 잘 들어주는 AI같은 평범한 사람을 원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나의 잘못이 있기에 이러한 결과는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에 이유없는 인과관계는 없을테니까. 그러나, 정말로 비단 나만의 잘못일까 싶기도 하면서도 왜 내가 그 대상이 되어야하지? 왜 내가 하고싶은 것들을 펼칠 수 있는 아이디어와 감정을 표출을 할 수 없는걸까? 라는 아이러니가 나를 지배하게 되어 순간 자신감 넘쳐있고 "열정, 열정, 열정."과 "Never give up."이라는 나의 생활신조를 수십번 다짐하며 실천해온 내가 아닌 의기소침하고 무기력해지고 자존감 떨어진 Loser가 되어버린 것 같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아버지 곁으로 가면 빨리 만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편하기도 하지만 홀로 남은 어머니한테 한 번 더 영원히 갚을 수 없는 불효를 저지를 것 같았다. 그리고 아직 내 스스로는 할 수 있다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이기에 '한 번만 더 해보자.'가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설령, '한 번 더 해서 된다 한들 똑같은 실패가 반복되면 그 때는 어떡하지?' 이런 불안감이 공존하지만, 그래도 해보고싶다.



KakaoTalk_20210703_121547046_02.jpg 꿈은 이루어진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 단, 준비된 자에게만.

"This is soccer."

'대~한민국, 짝짝 짝 짝짝' '꿈은 이루어진다.'

나는 2002 한일 월드컵 키즈이다. 오늘날의 20대 이상이라면 한일 월드컵을 안 본 사람을 찾는 것이 더 쉽고 빠를 정도로 2002 한일 월드컵은 우리나라 많은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준 존재이다. 나에게 축구를 처음으로 알게 해 준 존재 역시 2002 한일 월드컵이다. 지난 1998 프랑스 월드컵까지만 하더라도 조별리그 탈락이 워낙 당연하게 받아들여져서 2002 한일 월드컵이 많은 한국인들에게 기적과도 같은 존재였고, '우리도 하면 할 수 있다.'는 가치를 알게 해준 존재였다.


나는 초등학교 3학년 때 2002 한일 월드컵을 보고난 이후로 축구를 취미로 즐기기 시작하였다. 나의 장점 중에 하나라면 피지컬이 좋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6학년 때에만 하더라도 키가 175였으니까. 그래서 친구들은 나를 큰 키를 활용하여 허구헌 날 골키퍼만 시켰다. 처음에는 엄청 싫었다. 나도 골 넣고 싶고 많은 사람들의 환호성을 원했으니까. 그러나 골키퍼의 몸을 날리는 헌신적인 슈퍼세이브가 한 골 이상의 가치를 발휘하는 것과 승부차기에서 상대의 실축을 성공적으로 막았을 때의 짜릿한 기분은 그 당사자만 알 것이다. 그래서 나는 골키퍼를 정말 좋아한다. 그리고 일반 필드플레이어와 달리 골키퍼의 유니폼의 디자인이 다르다는 특수성 또한 매력적으로 느끼게 되었다.


KakaoTalk_20210703_121547046.jpg 간절함이 사진만 봐도 충분히 느껴진다. 생각해보면 나는 그 간절함이 있을까 반성하게 된다.

골키퍼를 가장 좋아한다는 나의 선택이 정말 옳은 선택이라는 것을 입증해준 것이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대한민국과 독일의 경기였다. 그 당시의 독일은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 우승팀인 디펜딩 챔피언이자 세계 랭킹 1위인 팀이다. 대다수의 우리나라 국민들은 물론이거나와 많은 외신들도 독일의 승리를 점쳤었다. 그러나 그 당시에 우리나라는 독일을 2점 차 이상 승리를 거두어야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에(남은 마지막 조별리그 경기인 스웨덴과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멕시코가 승리해야 가능)그리고 어쩌면 독일이 부담감이 더 클 것이기에 한 번 해보자는 마인드가 경기를 지배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그 결과, 독일은 월드컵 역사상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는 수모를 겪게되었다. 무엇보다 나는 이 경기에서 조현우 골키퍼의 수차례 슈퍼세이브가 팀이 이기게 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K리그에서 베스트 11 골키퍼 자리에 수차례 뽑히었고 국가대표에서도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기에 러시아 월드컵 주전 골키퍼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느 경기였는지 자세히는 기억이 안 나지만, 조현우 골키퍼가 국가대표팀 선수들에게 '포기하지마!'라고 외치는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잡힌 것을 보고 진짜 멋지다고 생각이 들었다. 골키퍼는 가장 최후의 수비수이다. 골키퍼가 뚫려야 골이 생긴다. 그렇기에 더욱 큰 사명감을 갖고 경기에 임하게 된다. 그 당시에 조현우 선수가 보여준 모습은 내가 골키퍼와 축구를 좋아하는 더 큰 이유가 되었다. 그리고 축구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당연한 것은 없다.'면서 예측 불가능성과 때로는 소소한 그리고 때로는 엄청난 감동을 줄 수 있다.



'Never Give Up.'

인생은 물론 뜻대로 원하는대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그럴수만 있다면 정말 좋겠다. 그럴수만 있다면 당장 내 소원은 '이번 주 유일한 로또 1등 당첨자가 되게 해주세요.'일 테니까. 그러나 인생은 정말 축구장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같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어 노력해서 경기라는 무대에 뛸 수 있는 기회를 얻느냐 못 얻느냐부터 시작해서 승패가 반드시 나오는 결과 그리고 그 결과에 합당한 대가(때로는 합당하지 않을 때도 있겠지만)가 모두 다 축구 한 경기에 다 나온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과 좋아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것들을 내 손으로 지키고 싶고 행복하게 해주고싶다. 적어도 내가 축구 경기를 직관을 하던, 집관을 하던 간에 어느 한 순간도 선수들이 대충대충하는 경기를 본 적이 없다. 축구를 볼 때마다 나의 좌우명인 'Never Give Up.'을 다시 또 되뇌이게 된다.


다음 글은 내가 축구를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인 축구가 팬과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서 글을 올리고자 한다.


두서 없었을 수도 있었으나 길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This is footb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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