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여행은 귀찮고 따분한 것이다.

여행 일기 모음집

by 하롱


“여행은 귀찮고 따분한 것이다.” 이것은 돈만 나가는 여행에 만족감을 느끼지 못한 나의 여행 철학이다. 물론 혼자 여행을 떠나보기 전까진 말이다. 매년 떠나는 가족여행, 스무 살이 되자마자 떠난 친구들과의 여행, 어학연수 시기 외국이란 이유로 같이 다녀야 했던 여행 메이트들, 모두 같은 여행이란 이름 속에 다른 추억을 지닌다. 나에게 이 모든 것은 누구와 같이 즐겨야 하고 공감해야 하는 다소 귀찮은 여행이었다.


나는 결코 사람이 싫어 귀찮은 여행이라고 말하는 사회부적응자가 아니다. 지난 수많은 여행은 수난과 행복을 같이해준 동반자가 좋았던 여행인 것이지, 여행이 지닌 모든 여정의 행복이 무엇인지 배운 것이 아니다. 예민하고 눈치가 빠른 성격 탓에 누구와 함께했을 때 사람과의 추억에 집중하느라 여행 자체에 집중하지 못한 사람인 것이다.

여행은 누구와 가는지에 따라 여행의 기억과 가치가 확연히 달라진다. 최근에는 MBTI의 P와 J를 갖고 여행 스타일을 논하곤 한다. 고집 센 P를 데리고 다니는 J와 즉흥여행을 즐기는 P, 그리고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J라는 수식어가 붙으면서 확고하게 취향이 갈린다. 여행 취향에 따라 여행의 목적지가 바뀌기도 하며, 선호하는 스타일에 따라 좋은 숙소와 식당의 선택지도 달라진다. 때론 테마를 정하기도 한다. 열심히 모은 돈을 여행에 투자할 때, 어디에 올인할 것인지 그들만의 테마를 설정한다. 좋은 숙소에 투자했다면, 다소 빈약한 식사를 하더라도 숙소에서의 여정을 100% 즐기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잠이 중요하지 않다면 멋진 레스토랑을 선택할 것이다. 레스토랑 선택지에서도 맛과 분위기, 서비스 정신 등으로 우선순위가 다 다른 것이 '취향'이다. 이처럼 사람은 각기 다른 취향을 갖고 여행지를 고르고 스타일을 꾸미고 테마를 설정한다. 당신의 여행 테마는 무엇인가?


이번 글에서는 '여행'을 주제로 써보고자 한다. 용돈 모아 친구들과 떠난 무계획 부산 여행, 취향과 스타일이 확연히 달랐던 친구와의 프랑스 여행, 마찰로 인해 혼자 디즈니랜드에 가 놀이기구를 탔던 이야기, 혼자 여행 스타일을 찾아보려고 떠난 제주 이야기까지. 다사다난했지만, 하나같이 각기 다른 추억이 되어준 여행 메이트들. 다시 만나지 않게 된 친구, 더욱 돈독해져 매년 여행 계획을 세우는 친구, 여행이 주는 여러 가치 요소들이 인간관계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또한, 그러다 문득 홀로 떠난 제주에서 얻고자 했던 여행의 가치가 무엇이었는지, 내면이 강인해질 때까지 혼자 여행을 즐겨보리라 다짐한 순간의 이야기까지. 그냥 지나 보내기엔 아까운 나의 추억들을 글로, 사진들로 기록하고 싶다. 과거 시간여행부터 현재 인생의 계단을 거쳐,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여행들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