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판 '톰과 제리'
티격태격 앙숙 화장실서 물걸어 잠그고 담판
“체육시간에 **이와 ##이 싸워서 체육선생님한테 엄청 혼났어요.”
교실로 들어가니 아이들이 여기저기서 사건의 전말을 일러주느라 야단이다.
**이는 분이 안 풀렸는지 씩씩거린다.
안 봐도 눈앞에 그려지는 상황이다.
경쟁형 게임에 유독 과몰입하는 두 캐릭터가 또 부딪혔을 것이다.
애매한 판정을 두고 서로 목소리 높여가면서 한 치의 양보도 안 했겠지.
그러다 감정 폭발한 **가 욕을 했고 그 욕 때문에 선생님한테 야단맞았을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둘이 이리 와봐.”
“**이가 막 쌍욕을 했어요.”
“가만있는데 그랬냐? 먼저 시비 걸었잖아. 아웃 아닌데 아웃이라고 우기면서 약 올렸잖아.”
“네가 나 가만 안 둔다고 협박했잖아.”
“계속 깐족거리니까 그렇지! 너 오늘 가만 안 둬. 이리 와봐”
둘이 화해시키려다 기름 부은 격이 됐다.
순식간에 ##는 도망을 가고 **는 쫓는 상황이 된다.
반아이들과 **이 팔을 잡았다.
“나 때리게? 폭행죄야.”
##이는 도망을 가면서도 입을 멈추지 않는다.
덩치 큰 **이가 팔을 뿌리치고 ##이를 쫓는다.
##이는 화장실로 도망갔다.
**이도 뛰어들어갔다.
화장실로 뒤따라 가보니 아이들이 안 보인다.
둘이 화장실 한 칸으로 들어가서 문을 잠갔다.
“**이, 문 열어. 당장 나와! 주먹 쓰기만 해 봐.”
그런데 화장실 안 분위기가 이상하다.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아. 말로 하자. 응? 내가 너 열받게 한 거 미안해.”
“왜 자꾸 약 올리냐고!”
“그래그래, 나도 잘못했고 너도 잘못했어.”
“나한테만 아웃이라고 우기면서 실실 웃고, 진짜 윽!!~~”
“그래, 너 열받을 만해. 미안해. 내가 먼저 사과할게. 너도 사과해.”
“으윽!!!!”
“네가 게임 이긴 거야. 내가 졌어.”
“......”
잠시뒤 두 아이가 문을 열고 나왔다.
“둘 다 괜찮아?”
“선생님. 걱정 마요. 우리 아무 일도 없었어요.”
“진짜야? 어디 봐?”
**이는 세수를 하고 교실로 들어가게 했다.
##이를 따로 불렀다.
“화장실에서 어떻게 된 건지 말해봐.”
“제가 스스로 해결했어요.”
저 의기양양한 표정은 뭐지?
갑자기 웃음이 나왔다.
“네가 뭘 어떻게 했는데?”
“**이가 너무 흥분해 있길래 제가 **이를 안았어요.”
“**이를 안았다고?”
“사실은 **이 아웃 아닌데 아웃이라고 우기면서 약 올렸거든요. **이 흥분할 만했어요.”
“네가 거짓말한 거라고? 왜?”
“게임 이기고 싶어서요. 제가 잘못 시인하니까 **이가 마음이 가라앉아서 화해했어요.”
기가 막힌다.
##이를 혼내다 칭찬하다 나도 헷갈렸다.
5교시 때는 언제 둘이 싸웠냐는 듯 서로 웃고 떠든다.
나는 정말이지 열세 살 남자들의 세계를 도통 모르겠다.
어린 시절 즐겨보던 ‘톰과 제리’를 교실판으로 보고 있는 느낌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