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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과학자 Apr 10. 2022

'식사 절제'가 '운명'을 바꾼다.

[서평] 절제의 성공학

모든 성공은 스스로 인생을 절제함으로써 완성됩니다. 작은 성취에 들떠 한눈을 파는 사람에게 성공은 달콤한 맛만 보여준 채 떠나갑니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절제하지 않는 사람에게 성공은 뜬 구름일 뿐입니다. 
절제의 성공학, p. 12

'가수 JYP'가 하루 중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배고프다'라고 한다. 그는 한 주에 3일은 저녁을 먹지 않고, 하루 식사량과 식재료를 철저히 제한한다. 그의 오랜 파트너 '가수 비' 또한 하루 중 12시부터 5시까지만 식사를 하고, 그 외에는 물만 섭취하는 '간헐적 단식'을 매일 실천한다. 이들은 그들의 삶을  바꾼 '인생 책'으로 미즈노 남부코의 '절제의 성공학'을 추천한다.  


책의 저자 미즈노 남부코는 일본의 대사상가이자 운명학자로 일본 조정에서 대일본, 일본중조라는 파격적인 칭호까지 받은 인물이다. 그는 그에게 찾아오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성공을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특히 '식사 절제'를 강조했다. 그는 노년에 거대한 저택에 큰 창고만 7동이 되었지만, 보리 1홉 반, 술 1홉, 반찬은 1탕 1채의 간소한 식사를 하였고, 쌀은 물론 쌀로 만든 떡도 먹지 않았다고 한다. 


사실 이들 외에도 성공한 수많은 부자들이 '식사 절제'를 강조한다. 도대체 '식사 절제'와 성공이 무슨 상관이 있는 것일까? 이러한 의구심에 책 '절제의 성공학'은 참으로 명료하게, 참으로 따끔 하게 그 '해답'을 풀어준다. 




Q: 어떤 사람들이 성공합니까? 스스로 그것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까?
A: 자신이 성공할 것인가를 알고 싶다면 먼저 식사를 절제하고 이를 매일 엄격히 실행해보면 됩니다. 만약 이것이 쉽다면 반드시 성공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평생 성공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 됩니다. 
- p. 68


'절제'의 사전적 의미는 '도에 넘지 아니하도록 알맞게 조절하여 제한함'이다. '알맞게 조절'한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 알맞게 먹고, 자고, 놀고, 일하고, 공부하고... 조절해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딱히 덜 중요한 것도 없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유독 '식사 절제'일까? 


이들의 앞뒤 순서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따져보니 '잘 먹고'가 모든 것의 시작이라는 결론을 내려진다. 잘 먹어야, 잘 잘 수 있고, 잘 먹어야, 잘 놀 수 있고, 잘 먹어야 잘 일할 수 있고, 잘 먹어야 잘 공부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문득 '부자의 파티에는 먹을 게 없다'는 말도 떠오른다. 부자들의 파티에는 좋은 재료의 정갈한 음식들이 나오지만 그 양이 매우 적기에, 큰 기대에 부풀어 초대받은 사람들은 상당히 실망한다고 한다. 그러나 파티에 참석한 부자들은 적당한 양의 질 좋은 음식을 먹고, 과음도 하지 않는다. 그러니 다음날 그들의 일상은 '성공으로 가는 길'에서 한치도 벗어나 있지 않다.


'식사 절제'는 '빈익빈 빈익부'란 말과도 서로 맥이 닿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매일 과식하고 밤새 과음하는 사람과 식사와 술을 절제하는 사람 중에서 누가 더 성공에 가까울까? 비슷한 것들끼리는 서로를 끌어당긴다고 하지 않던가? '식사 절제'가 성공의 시작이라는 그의 '통찰'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Q: 항상 소식을 하고 싶지만 초대받아 간 자리에서 음식을 남기면 버려지지 않습니까?
A: 단 한 입이라도 배부르다고 생각되면 먹지 않는 것이 세상에 큰 선물을 안겨 주는 일입니다. 아까워서 먹는 음식은 똥이 되어 자신의 덕을 저절로 없앱니다. 이렇듯 날마다 조금씩 덕을 잃기 때문에 성공하는 사람은 적고 가난한 사람은 많습니다. 
- p. 75

  

손님으로 식사 초대를 받으면 성의를 외면하지 않기 위해, 또는 남은 음식이 아깝다는 핑계로 과식하는 경우가 많다. 그는 이러한 우리의 핑계를 매우 안타까워했다. 그는 '음식이 소화되지 못하고 똥이 되는 것이 진정으로 버려지는 것'이라 말한다. 몸속이 쓰레기통도 아닌데 눈앞에서 버려지는 것만 아깝게 여기고 몸에 마구 집어넣으니 결코 좋을 수가 없다고 푸념한다.


그의 글을 읽으니 과거의 기억들이 따끔 따끔 하게 느껴진다. 과식하는 것이 진정 버려지는 것이고, 다른 생명에게 덕을 잃는 것이라는 그의 말에 심기가 불편해진다. 앞으로는... 배부른 느낌이 들 때마다 약간의 죄책감이 함께 생기지 않을까.. 그런 마음이다. 


Q: 선생님은 천하제일의 관상가라고 소문이 대단하십니다. 그런데 왜 음식 절제만 강조하시고 인생의 길흉에 대해서는 자세한 말씀이 없으십니까? 
A: 도를 행사면 길흉은 의미가 없어집니다. 도의 근본은 식이요, 식을 근본으로 하여 도가 시작되니 음식에 관한 말을 많이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가 처음 관상 공부를 하고 운명을 감정하기 시작했을 때, 처음에는 틀리는 것이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관상과는 다르게 부자가 될 사람이 가난해지고, 장수할 상이 요절하는 것을 많이 보게 되었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많았다. 그는 상을 보아 길흉을 판단하는 것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고단한 수행 끝에 길흉의 근본이 식사에 있음을 깨닫게 되었고, 식사의 절제 여부를 알아보고, 그에 따라 길흉을 판단한 이후에는 만의 하나도 실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가 깨달은 이치를 다른 사람들에게 권하기 위해 그는 쌀밥을 먹지 않고, 쌀이 들어간 떡조차 먹지 않는 생활을 했다. 하루에 보리밥 세 그릇으로 먹는 양을 정하고 술은 어렸을 때부터 대단히 좋아했지만, 작은 잔 세 잔으로 그 양을 정했다고 한다. 그는 길흉이란 것이 처음부터 확정된 것이 아니라 말한다. 음식을 절제하면 심신이 엄중해지므로 당연히 몸과 기운을 다스릴 수 있는 근본이 다시 선다고 강조한다.


사실 관상을 전혀 모르는 나 조차도 상대의 얼굴을 보면 그의 미래가 짐작된다. 한창 현역의 운동선수 얼굴과 은퇴 후, 관리가 되지 않아 후덕해진 그의 얼굴을 보았을 때 떠올려지는 느낌은 사뭇 다르다. '운명은 개척하는 것'이란 옛말이 다시금 이해되고, 그 시작이 '식사 절제'에 있다는 그의 깨달음도 다시금 묵직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사람들은 참 핑계를 좋아하는 것 같다. 뱃살은 인격이라고 말하고, 술 좋아하는 사람 치고 나쁜 사람은 없다는 말도 한다. 음식을 적게 먹으면 깨작거린다고 나무라고, 음식을 남기면 음식 귀한 줄 모른다고 숙덕인다. 잘 먹어야 복스럽다고 칭찬하고, 다이어트는 건강을 해친다며 우려하기도 한다. 한편으로, 사실 많이 먹으면서.. '난 별로 안 먹는데, 살찌는 체질'이라는 변명도 참 쉽게도 한다.  


책은 참 많은 의미에서 가치가 있다. 화두를 던지고, 깨닫게 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달라지게 한다. 사실 이 책에서 말하는 것들이 아주 획기적이거나, 독특한 것들은 아니다. 하지만, 너무 평범해서 잊고 있었던 것 또는 다 안다고 자만했던 것을 일깨워주는 기회, 이 책은 내게 그런 기회를 주었다는 생각이다. 흔히들 말하는 '잘 먹고, 잘 산다'는 말에 담긴 함의가 무엇인지 모두가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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