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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과학자 Jun 05. 2024

아이스크림 같은 '행복'

[서평] 행복의 기원 (+ 도파민네이션)

아이스크림은 달콤하지만 반드시 녹는다.
행복도 마찬가지다.
- 행복의 기원, p. 123 -


'행복' 은... 묘하다. 잡힐 듯, 잡힌 듯, 있는 듯, 없는 듯, 실체가 없는 그런 거랄까? 참 애매했는데, 딱 맞는 표현을 찾았다. 서은국은 저서 '행복의 기원'에서 "행복은 아이스크림 같은 것"이라 말했다.


내가... 생각하는 아이스크림은... 참 맛있는데, 많이 먹으면 후회하고, 질리고, 그러니... 어쩌다 '한입'이 좋은 이다. 행복이 딱  그렇다. 저자는  '적응' 또는 '초기화' 때문이라고 했다. 생존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세팅된 생물학적 메커니즘이란 거다.


저자의 말이다. "행복 공화국에는 냉장고라는 것이 없다. 남은 옵션은 하나다. 모든 것은 녹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자주 여러 번 아이스크림을 맛보는 것이다" 자주 여러 번 아이스크림을 맛보라고? 좀 반감이 생긴다.  뭐.. 초코맛, 딸기맛, 바닐라 맛 이렇게 돌아가면서 맛보라는 건가? 럼 질리지 않나?그러다가... 잘 맞는 사람들 만나면서 소소한 행복을 여러 번 느끼라고 말하며, 책이 마무리된다. 


이것 봐라... 이거 좀 무책임데?




반감이 생기는 부분을 말해보자. 아이스크림을 실컷 먹었다고 하자. 기분이 좋았다가, 그냥 무뎌질까? 처음 기분으로 돌아갈까? 아니다. 불쾌감과 후회의 감정 뒤따른다. '이렇게 돼지같이 먹기만 하니 살이 찌지.' 뭐... 이런? 나만 그가?


애나렘키는 책 '도파민네이션'에서 좀 더 수긍 가는 주장을 했다. 저자의 말이다. "고통과 행복(쾌락)은 뇌의 같은 부분에서 일어나는 감각이다. 행복이 반복되면 이를 중화시키는 고통이 자생한다. 행복이 사라진 후에도 사후 반응(after reaction)으로 고통이 더 잔존하고, 이 고통을 상쇄하려 다시, 더 자극적인 행복을 찾게 된다. 이 때문에 다시 중화시키는 고통의 양이 늘어나는 악순환이 지속된다"

행복과 고통 저울의 매커니즘

맞다. 행복은 초기화되는 것이 아니다. 고통이 더 잔존하고, 강화되고, 길어진다. 그러니까, 초기화가 아니라 '저항성'이라고 표현하는 게 더 적절하다. 이렇게 저항성이 생기면 점점 더 자극적인 행복을 찾는 '중독자'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빈도를 늘려라'라는 말은 반만 맞다. 소소한 행복이 반복되면, 그게 더 이상 행복으로 느껴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희망적인 소식은 있다. 저자의 말이다. "우리가 오랫동안 충분히 기다리면, 우리의 뇌는 중독 대상이 없는 상황에 다시 적응하고 항상성의 기준치를 정상 수준으로 되돌린다.  행복과 고통의 저울이 수평을 이루는 셈이다. 뇌의 저울이 수평을 이루면, 우리는 산책하기, 해돋이 구경하기, 친구들과 식사 즐기기 등 일상의 단순한 보상에서 다시 쾌락을 맛볼 수 있다." 그렇다면... 행복을 느끼고 충분히 기다리면 되는 건가? 그런데 이 결론도 좀 이상하다. '뭐야... 행복은 빈도를 늘리는 거라며!!'


자...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냥 기다리자는 말이 아니라,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전제 조건을 갖춰보자'는 것이다. 전제 조건이 뭐냐구? 좀 의아할 수도 있는데, 바로 '자발적인 고통'이다. 행복과 고통 저울의 메커니즘을 역 이용하는 것이다. 우리 뇌는 고통이 지속되면, 이를 중화하기 위해 다시 항상성 메커니즘을 작동시킨다. 다만, 고통을 상쇄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행복이 잔존하고, 강화되지는 않는다. 적절한 평형상태를 만들어 준다는 말이다. 그러니까...기다리지 않아도,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준비 되는 것이다.

  


행복을 위한 전제 조건

물론, 역경이나 고난 같은 건 제외하고, 적당히 고통 말이다. 예를 들면, 간간히 식이 제한을 하고, 틈틈이 운동을 하고, 싫어하는 책을 억지로 읽어 보는 것이다. 그렇게 자발적인 고통을 주입하다가 종종 먹는 아이스크림 한 스푼은 소소하지만 진짜 행복으로 느껴지 않을까?




글을 다 쓰고 보니, 서평보다는 약간 비평으로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뭐가 틀렸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약간의 아쉬움에서 나온 말들이 많은 것 같다. 그러나, 참 재미나게 읽은 책이고, 다양한 정보와 인사이트를 주는 책이다. 행복을 찾는다면 꼭 한 번씩 읽어 봤으면... 바라는 그런 책이다. 행복에 대해서 고민해 보고, 자신만의 복 방법을 정리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행복의 기원' 책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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