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도자기는 OK, 플라스틱은 NO!
나는 빌라 2층에서 살림도 하고, 아이들에게 미술도 가르치는 선생님이다. 이 집의 가장 큰 취약점은 수납공간이 부족하다는 것. 미술 수업 재료들, 기본적으로 꼭 필요한 살림살이들, 아이 장난감, 책 등 짐을 줄이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분기마다 꼭 하는 일이 있다. 바로 짐 '테트리스'다. 이런 삶 덕분에 물건 하나를 사더라도 몇 번이고 고민하는 습관이 생겼다.
전자레인지가 우리 집 새 식구로 들어왔을 때도 그랬다. 그에 맞는 그릇을 사야 했지만, 짐을 늘릴 수는 없었다. 그리하여 기준을 세웠다.
* 꼭 필요한가?
* 대체 할 수 있는 건 없는가?
* 플라스틱과 비닐은 쓰지 말자.
결론은 유리와 도자기였다.
기존에 사용하던 국그릇, 밥그릇, 접시는 모두 도자기라 전자레인지 사용이 가능했다. 문제는 손잡이 없는 그릇을 꺼낼 때 미끄러지거나, 주방 장갑을 껴도 델 수 있다는 점이었다. 게다가 대용량 용기가 없었다.
자취 때 쓰던 그릇을 가져와 신혼부터 지금까지 버텨왔다. 손목이 불편해서 가볍고 튼튼한 코○ 세트를 사고 싶지만, 몇 번의 유혹을 참아온 나에게 선물 하나쯤 괜찮지 않을까. 친히 작은 보상을 주기로 했다. 만 원대 전자레인지 전용 유리 용기 두 세트만 사기로 마음먹었다. 한 세트는 1,030ml 볶음밥 덮밥 전자레인지 용기, 다른 한 세트는 705ml 계란찜 전자레인지 용기였다. 용량도 딱 알맞고 활용도도 높았다. 후기와 평점도 좋고 믿을 수 있는 회사 제품이라 신속히 구매했다. 2022년에 장만한 그 용기들은 지금까지 빈번하게 사용하고 있다.
유리 용기의 장점은 투명해서 조리 상태가 바로 확인된다는 점이다. 도자기와 마찬가지로 깨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지만 손잡이가 있어서 아주 실용적이다. 도자기 그릇은 밥그릇이나 국그릇 위에 접시를 뚜껑처럼 사용해야 한다. 반면에 유리 용기는 뚜껑이 함께 있어 뚜껑을 접시로 사용할 수 있고, 냉장고 보관 시 편리하다.
예민한 편이라 BPA free 제품이라 해도 불안하다. 걱정되는 플라스틱 제품은 아예 쓰지 않는다. 소중한 가족이 먹을 음식이니, 더더욱 신경 쓸 수밖에 없다. 실리콘 용기도 써봤지만, 색이 변하고 기름이 잘 지워지지 않아 설거지가 까다롭기에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다.
전자레인지 요리 인생 3년 차. 변함없이 가장 믿음직한 그릇은 단연 유리와 도자기다. 특히 지금 함께하는 유리 용기 4개는 나의 든든한 살림 동반자다. 가성비 최고. 실용성 최고. 내 인생 최고의 살림 아이템을 '유리 용기 4인방'이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