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완벽한 휴일

누군가는 공감하고, 누군가는 괴인으로 볼 수도

by 신윤호

상반기가 지나고 내 근태창을 보니 올해 써야 하는 연차가 너무 많이 남아서 어떠한 이유도 없이 연차를 올렸다. 평소에 특별한 일정이나 이유가 있지 않으면 연차를 잘 쓰지 않는 성격 때문에 매년 말이 다가오면 결국 억지로 연차를 소진하곤 했는데, 올해는 그 억지소진을 보다 가치 있게 바꿔보고자 하루를 먼저 올려봤다. 이유 없이 쓴 연차에 나는 내가 좋아하는 '나의 완벽한 휴일'을 보내기로 마음먹었고, 친구도, 연인도 없이 홀로 신촌을 향해 차를 출발시켰다.


첫 일정은 바로 헬스장이다. 사실 신촌을 오는 가장 큰 이유가 되겠다. 지금 내가 동네에서 다니는 헬스장은 체인점이어서 주 1회 다른 지점을 방문할 수 있는데, 지점들 중에서도 가장 좋은 곳 중 하나가 바로 신촌점이다.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은 한 번씩 들어봤을 해머스트렝스부터 시작해서, 이태리 수제 시트가 장착된 파나타까지, 초고급 브랜드 헬스기구들이 즐비한 이곳에서 나는 시간의 제약 없이 웨이트 트레이닝을 맘껏 즐긴다. 평일 낮이어서 사람도 없어서, 내 루틴에 어떠한 방해도 없이 나는 내 세트들을 하나하나 부셔간다. 시간이 남으면 유산소도 조금 추가하며 이렇게 첫 번째 일정을 마친다.


두 번째로 해야 할 것은 바로 영양보충. 운동을 했으니 대단한 식단을 할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식단과 상관없이 평소에 가보고 싶던 맛집을 방문한다. 보통 면요리에 단백질이 포함가능한 식당을 선호하고, 그런 선택지 중에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부탄츄 신촌점에 방문했다. 진하고 든든한 것으로 유명한 부탄츄에서 나는 돈코츠 라멘과 교자를 먹었다. 교자는 처음 곁들여봤는데 촉촉한 게 참 맛있었다. 차를 가져와 맥주를 못 마신 게 아쉬웠다.


그다음엔 좀 여유가 있다고 느껴 유플렉스에 방문해서 내가 좋아하는 유니클로를 비롯한 옷가게들을 아이쇼핑했다. 옷에 관심이 있는 편이지만 평소에 구매를 많이 하는 편은 아니고, 오늘도 아이쇼핑은 잔뜩 하고 정작 산 것은 양말 세켤래. 그래도 해당 스포츠 양말을 신고 다음에 운동할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다.


그러고 나서 이제 이 글을 쓰고 있는 스타벅스에 왔다. 격주에 1회 정도는 카페에 노트북 들고 와서 각종 작업 및 회고를 하곤 하는데, 오늘은 연차덕에 여유롭게 재테크 스터디 준비도 하고, 회고도 하고, 글도 쓴다. 이상하게 집보다 카페에 오면 능률이 오르는데, 카페 오는 빈도는 늘리는 게 좋겠다. 요즘 사이드 프로젝트에 대한 고민이 많으므로 나에게 이러한 시간은 더 필요해 보인다.


내 하루의 마지막은 '요리'이다. 이 글을 쓰고 나서, 나는 이마트에 들려 스테이크용 연어를 하나 사서, 집 가서 잘 조리하여 와인과 함께 먹을 생각이다. 운동 - 맛집 - 카페 - 요리로 이어지는 루틴은 거의 내 휴식 코스에 포함된다. 언제 또 이런 나만의 하루를 보낼 수 있을지 기약은 못하겠지만, 오늘도 덕분에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잘 쉬었다. 오랜만에 휴식의 필요성을 몸소 느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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