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포항에서 가족 모임을 가질 일이 있었다. 장소를 정하기 위해 여러 후보지를 알아보던 중, 예전 기억 속에 남아 있던 ‘청룡회관’이 떠올랐다.
지금은 이름이 바뀌어 ‘호텔마린’이라는 상호로 운영되고 있었고, 군 복지시설로 알려져 있던 이곳이 이제는 일반인에게도 개방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예약을 시도하게 되었다.
평소 군 복지시설이라 하면, 일반 숙소보다 엄격하고 제한적인 운영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실제 이용해본 호텔마린은 그 이미지를 완전히 바꾸는 경험이었다.
특히 최근 리뉴얼을 통해 시설이 현대적으로 바뀌면서, 단순히 군 관련 시설이라는 정체성을 넘어선, 하나의 훌륭한 관광 숙소로 거듭났다는 인상을 받았다.
아래 사이트를 통해서 호텔마린(구 청룡회관) 예약을 진행 할수 있다
호텔마린의 예약 방식은 단순하지만 약간의 주의가 필요하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잔여 객실 조회는 가능하지만, 최종 예약은 전화로 진행해야 한다.
홈페이지는 주로 객실 정보와 부대시설, 사진 등을 제공하며, 이용자가 숙소 현황을 파악하는 용도로 적합하다.
예약은 보통 숙박일 기준 1개월 전부터 가능하며, 체크인 당일 현장에서 카드로 결제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예약을 시도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이용하고자 했던 날짜는 주말이었는데, 인기 있는 객실은 이미 대부분 예약이 완료된 상태였다.
특히 여름 휴가철이나 공휴일 전후에는 빠르게 마감되므로, 여행 계획이 확정되었다면 서둘러 예약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약 전화는 054-290-9820이며, 상담은 친절하고 신속하게 진행되었다. 단체 숙박의 경우에는 사전에 인원 구성과 이용 목적(예: 가족 모임, 워크숍 등)을 설명하면 더 나은 객실 배정이 가능하다고 한다.
내가 이용한 객실은 더블 침대가 구비된 오션뷰 스탠다드 타입이었다.
창문을 열자 바로 동해 바다가 한눈에 들어왔고, 파도 소리까지 들릴 만큼 바다와 가까웠다.
객실 내 시설은 군 복지시설이라는 인식이 무색할 정도로 깔끔했고, 침구나 가구 배치, 조명 등도 일반 호텔 못지않게 편안했다.
객실 크기는 2인 기준으로 적당했고, 간단한 조리시설과 냉장고, 티비, 무료 와이파이 등 필요한 것들은 모두 갖춰져 있었다.
특히 Wi-Fi 속도는 매우 안정적이었고, 영상 스트리밍이나 화상회의도 문제없이 진행할 수 있을 정도였다.
무엇보다 이곳의 최대 강점은 전 객실에서 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출 시간에 맞춰 커튼을 열면, 마치 바다가 창문을 통해 방 안으로 들어오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근사한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이 장면 하나만으로도 이곳에 숙박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호텔마린은 단순한 숙박 공간을 넘어,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도 돋보였다.
연회장, 세미나실, 노래방, 이발소, 카페, 편의점, 목욕탕 등 다소 이색적인 공간까지 포함되어 있어 장기 체류에도 불편함이 없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우리는 30명 규모의 가족 모임을 위해 연회장을 별도로 예약했는데, 적당한 규모와 프라이버시 확보 면에서 만족스러웠다.
일반적인 호텔보다 대여료가 저렴했으며, 사전 협의 시 다과나 음료 제공 옵션도 선택할 수 있었다. 노래방과 카페는 별도 요금이 발생하지만, 시설 수준은 기대 이상이었다.
이발소나 목욕탕 같은 공간은 다소 이색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이용해본 결과 장거리 운전 후에 이용하면 피로가 크게 해소되는 장점이 있었다.
이런 세부적인 편의 시설이야말로 군 복지시설이 가진 강점이 민간에 적용된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호텔마린의 지리적 위치도 매우 우수하다. 포항공항에서 차량으로 약 8분 거리이며, 주요 관광지들과도 인접해 있다.
호미곶 해맞이광장, 도구해수욕장, 운제산 산림욕장, 연오랑세오녀 테마파크, 죽도시장, 영일대 해수욕장 등 다양한 명소가 인근에 있어 숙박과 관광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특히 해돋이 명소로 유명한 호미곶은 차량으로 10분 거리여서, 새벽에 일어나 해를 보러 다녀오기에도 무리가 없다.
또한 포항의 로컬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죽도시장도 가까워, 숙소에서 간단한 휴식을 취한 후 나들이 삼아 들르기에 적합하다.
호텔마린(구 청룡회관)은 군 복지시설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어,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합리적인 숙소로 자리잡고 있다.
저렴한 가격, 훌륭한 뷰, 실용적인 부대시설, 뛰어난 접근성까지 갖춘 이곳은 단순한 숙박지를 넘어 여행의 중심지로서 손색이 없다.
개인적으로는 조용한 힐링을 원하는 여행자, 가족 단위 여행, 동문회나 동기회 같은 소규모 단체 모임에 특히 추천하고 싶다. 또한 리뉴얼 이후 깔끔해진 시설 덕분에 비즈니스 출장 숙소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
다만 예약 경쟁이 치열하므로, 1개월 전 예약 오픈 시점을 기억하고, 빠르게 일정을 확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체크인 당일 카드 결제라는 방식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오히려 일정 변경이 잦은 이들에게는 유연한 예약 방식으로 작용할 수 있다.
포항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호텔마린을 여행 루트에 포함시켜보자. 동해 바다를 품은 이 숙소는 단순한 잠자리 이상의 추억을 선사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