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양어선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해 실제 승선 경험을 바탕으로 취업 과정, 근무 환경, 월급과 연봉, 그리고 현실적인 조언을 정리했다.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바다 위에서의 생활과 인간적인 이야기를 함께 담았다.
대학교를 졸업한 뒤 진로를 고민하던 시절, 나는 우연히 한 친구의 소개로 원양어선이라는 직업에 대해 들었다. 바다 위에서 몇 달씩 생활하며 전 세계 바다를 누비는 일이라는 말에 호기심이 생겼다. 단순히 낭만적인 모험을 꿈꾼 것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당시에는 경제적인 이유가 컸다. 다른 일자리에 비해 높은 연봉이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사회 초년생으로서 목돈을 모으기에 좋은 선택처럼 보였다.
처음엔 막연했다. 원양어선이라는 단어조차 멀게 느껴졌다. 하지만 자료를 찾아보면서 하나씩 알아가기 시작했다. 배를 타기 위해선 자격증이 필요한지, 어떤 회사를 통해 채용이 진행되는지, 그리고 실제 근무 환경은 어떤지 등을 세세히 조사했다. 그렇게 며칠 밤을 새우며 정보를 모으다 보니, 어느새 ‘나도 한 번 해볼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다.
원양어선 채용은 일반적인 육상 직장과는 다르다. 공고를 올리는 플랫폼도, 면접 과정도 특이하다. 내가 지원했던 경로는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해양수산부 산하의 공공기관 취업정보 사이트였고, 다른 하나는 민간 선박회사 채용 페이지였다.
공공기관 사이트는 국가 기관에서 운영하는 만큼 신뢰도가 높았다. 신체검사 기준과 승선 자격, 계약 조건 등을 상세히 안내해주었고, 초보자도 지원할 수 있는 항목이 있었다. 반면 민간 회사는 모집 공고가 좀 더 다양했다. 참치잡이, 오징어잡이, 새우잡이 등 업종이 세분화되어 있었고, 일부는 외국 항만을 기점으로 출항하는 경우도 있었다.
서류 심사 후에는 간단한 면접과 신체검사가 이어졌다. 신체검사는 특히 중요했다. 혈압, 시력, 청력은 물론 장시간 항해 중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건강 상태를 면밀히 체크했다. 이 과정을 통과하면 교육센터에서 안전교육과 기본 해양 훈련을 이수해야 한다. 그 후 실제 승선 일정을 배정받게 된다.
처음 배를 탔을 때, 가장 먼저 느낀 것은 ‘공간의 한계’였다. 좁은 선실, 바다 한가운데의 고립감, 그리고 끊임없이 흔들리는 바닥은 적응이 쉽지 않았다. 하루의 시작은 새벽이었다. 배가 조업 지역에 도착하면 모든 승무원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그물 내리고, 고기 올리고, 분류하고, 저장하는 일련의 과정이 반복되었다.
육지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체력 소모가 컸다. 하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몸이 그 리듬에 익숙해졌다. 해질 무렵 바다 위에 붉게 물든 노을을 보며 커피 한 잔을 마시던 순간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배 안에서의 인간관계는 매우 중요했다. 수십 명이 한정된 공간에서 함께 생활하기 때문에 작은 갈등도 크게 번질 수 있었다. 그래서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가 필수였다.
식사는 의외로 다양했다. 한국 선원들이 많다 보니 밥과 국, 반찬이 기본으로 제공되었고, 장기 항해 때는 냉동식품이 주를 이루었다. 가끔은 선장이 잡은 생선을 회로 떠주기도 했다. 이런 작은 이벤트들이 단조로운 생활 속에서 큰 위안이 되었다.
원양어선의 가장 큰 장점은 높은 수입이다. 하지만 그만큼 위험과 고생도 따른다. 나의 경우 초보자로 첫 계약을 했을 때 월급은 약 400만 원 정도였다. 기본급 외에 조업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가 붙었고, 항해 기간이 길수록 수당이 늘어났다. 숙식이 모두 제공되기 때문에 지출이 거의 없었다. 항해가 끝나고 귀항할 때면 자연스럽게 목돈이 생겼다.
경력이 쌓이고 선임으로 승진하면 연봉은 7천만 원에서 1억 원 이상까지 오르기도 한다. 물론 업종에 따라 편차가 크다. 참치잡이처럼 대형 어선은 수입이 많지만, 오징어잡이처럼 단기 항해 위주의 배는 수입이 상대적으로 낮다. 계약 기간은 보통 6개월에서 1년 정도다. 항해 일정이 끝나면 일정 기간 육지에서 휴식을 취하고, 다음 계약을 준비한다. 이 주기적인 리듬 덕분에 몇 달은 바다에서, 몇 달은 집에서 보내는 삶이 가능하다.
원양어선은 단순히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직업’으로 접근하면 금세 지치기 쉽다. 무엇보다 육체적 한계와 정신적 고립감이 크다. 바다 한가운데서 인터넷이나 통신이 원활하지 않은 날이 많다. 가족과의 연락이 제한되고, 날씨에 따라 며칠씩 위험한 상황이 이어지기도 한다.
또한, 선박의 안전 상태나 선주의 운영 방식에 따라 근무 만족도가 크게 달라진다. 계약서를 꼼꼼히 확인하고, 보험 가입 여부를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일부 업체는 급여 지불이 늦거나 계약 조건을 명확히 하지 않아 분쟁이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을 알고도 선택한다면, 원양어선은 분명 값진 경험이 될 수 있다. 바다 위에서의 시간은 스스로를 단단하게 만든다. 새벽의 거친 파도와 싸우며 잡은 한 마리의 참치는 단순한 생계 수단이 아니라,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선 성취로 느껴진다.
만약 지금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원양어선을 타볼까 고민 중이라면, 나는 한 가지를 권하고 싶다. 충분히 조사하고, 체력과 정신력을 점검한 뒤 결정하라는 것이다. 이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그 안에는 바다라는 거대한 세계를 온몸으로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함이 있다.
단순히 돈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자신을 단련하고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기회로 삼는다면 원양어선의 시간은 인생의 전환점이 될 것이다. 나 역시 그 바다 위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그리고 지금도 가끔, 그 끝없는 수평선을 떠올리며 스스로에게 묻곤 한다.
그때 그 선택이 나를 어디로 데려다주었는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