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루코/요괴헌터(1991)

츠카모토 신야의 팬이 될 준비

by 화문 김범

감독의 전작인 철남 시리즈처럼 히루코도 참 기이하다. 무섭고 기괴한데 또 웃기고, 절망적인데도 명랑한 기운이 감돈다. 때문에 영화의 톤이 뒤죽박죽이거나 혼란스럽다. 그것이 단점이 아닌 장점이 된 것이 이 영화의 매력이다. 그 혼돈이 예상치 못한 재미를 준다. 마지막에 뜬금없는 여운을 주는 것도 인상적이다.

철남이 그랬듯이 특수효과도 영화의 가치이다. 요괴 묘사는 CG를 쓰지 않고 스톱모션을 썼다. 그래서 기이함은 배가 됐다. 스톱모션과 소품에서 가짜티가 약간 나지만 그 조잡함이 영화의 기이함과 컬트적 재미를 강화시키므로 문제는 아니다. 아날로그가 불멸인 이유는 CG가 만들기 힘든 감성이 있기 때문이다. 신야 감독은 철남과 히루코로 그 매력이 뭔지 보여줬다.


아직 츠카모토 신야의 영화를 세 개 정도만 봐서 팬이라 자처할 수는 없다. 그래도 셋 다 컬트적이고 기이함에 있어서 그 재미가 충만하므로 나중엔 팬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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