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동보다 더 촌스러워졌어
내 이름은도 역시 정지영의 전작인 소년들처럼 취지와 뜻만 좋은 영화이다. 소년들보다는 나아진 면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낡은 티가 많이 보인다.
아이의 죽음 같이 4.3의 비극은 적나라하게 전달했다. 한국의 학살비극(4.3, 월남전, 5.18)을 가족으로 엮은 발상도 괜찮다. 학교로 권력의 부조리를 풍자한 것도 약간 재밌다.
그럼에도 영화의 영상 연출이나 스토리는 많이 촌스럽다. 더 나은 방법이 있었을 느낌이다. 이름에다가 잊지 않겠다는 의미를 담아 유지하는 것도 취지와는 달리 많이 낡았다. 이런 것도 연출과 작법으로 세련되고 아름답게 만들 수 있지만 정지영은 그러지 않았다. 영화가 메시지에 잡아먹혔다.
학교로 권력을 풍자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재미가 아예 없는 건 아니고 의미도 알겠다. 그런데 영화가 4.3에 대한 영화인데도 이 학교의 비중이 좀 많다. 게다가 촌스럽다. 촌스럽다는 단점이 약간의 재미보다 강하니 이것이 영화의 문제이다. 큰 가치도 없는 것이 4.3 보다 비중이 많으니 좀 너무하다.
역시 제주 4.3에 관한 영화는 어제 본 지슬이 정말 훌륭했다. 딱 참사에 집중하니 깔끔하고 의미도 더 좋게 전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