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조는 이렇게 끝났다
이 영화는 제목 그대로 이조의 마지막 황후인 순정효황후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이다. 그녀가 1966년에 타계했고 영화는 바로 그 연도에 개봉했다. 정황상 황후의 죽음을 계기로 급하게 찍은 느낌이지만 자료가 부족해서 속단하기는 힘들다.
13세부터 71세까지의 일생을 한번에 다루어서 영화가 좀 급한 감이 있고 비중 분배도 실패한 면이 있다. 대한제국과 달리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의 비중은 매우 적다. 특히 6.25 전쟁에서 인민군과의 일화는 황후가 살해 당할 수도 있던 사건이지만 영화는 급하게 전개해서 별 것 아닌 사건처럼 비춰진다.
그럼에도 영화가 재미 없는 건 아니다. 일단 이조의 끝과 신한국의 시작을 동시에 지켜본 사람답게 인생사 자체는 나름 흥미롭다. 귀족에서 황후로, 황후에서 왕공족으로, 왕공족에서 시민으로 살아간 인생은 확실히 구미를 당기는 스토리이다.
고자에 가까운 순종과 서로 노력하는 로맨스도 나쁘지 않고 합방을 막기 위해 저항한 일화(옥새 숨기기)도 잘 보여줬다. 물론 그 외에는 정해진 공식대로 가서 그저 그렇다.
지금과 달리 아직 시민들 사이에선 이조에 대한 반감이 적어서 그런지 광복 후 황후한테 절하는 것도 지금과는 다른 풍경이라 인상적이다.
영화의 마지막은 실제 황후의 장례식을 보여주면서 끝난다. 그렇게 대단한 영화는 아니지만 사실상 이조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장면을 영화로 담았다는 점에서 영화의 가치가 작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