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공감을 유머로
냉혹하고 잔인한 회사와 현실을 재치 있으면서도 냉철하게 찍었다. 그러면서도 극후반부는 묘하게 낭만적이라서 비현실적이지만 그래서 더 마음에 든다. 픽션이라서 가능한 길이자 쾌감이다.
패션업계에 대한 영화이니 의상 비주얼이 매우 뛰어나고 편집도 나름대로 세련되서 눈호강에 좋다. 화려함 뒤에 숨어있는 회사생활의 쓴맛도 해학적으로 포장했으면서도 아주 잘 보여준다. 부조리는 미국이라고 다를 게 없다.
불량한 주변인물과 상황이라는 난관 속에서 실수하고 갈굼 받는 주인공 앤디의 모습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난관을 거름 삼아서 성장하고 착실히 일을 수행하는 모습은 묘한 쾌감을 준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자잘한 실수를 포착하는 것도 좋은 디테일이다.
마지막에 나오는 두 여자의 선택은 조금 비현실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낭만 넘치는 사회생활을 보여줘서 기분을 개운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참담할 정도로 포악한 상사를 맡은 메릴 스트립의 연기와 존재감은 매우 대단하다. 시니컬하고 거스를 수 없는 성격은 물론이고 메이크업과 패션으로도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영화의 성공에 일등공신이라고 볼 수 있다.
확실히 만인이 좋아하고 지금도 입방아에 오르는지를 알 수 있는 영화이다. 곧 나올 2편을 보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으로 예상된다. 잘 나온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