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도적들
밴디츠는 유머러스하고 자유롭다. 그것이 이 영화의 매력이다. 이게 세 번째로 보는 배리 레빈슨 영화인데 이거까지 보니 레빈슨도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영화의 주연들은 제목대로 도적, 즉 강도들이다. 근데 강도임에도 살인 같은 선을 넘지 않는 모습이 이들의 특이점이다. 다른 건 다 넘어도 유혈만큼은 피한다. 그래서 작품의 분위기는 무겁지 않다. 더 정확히는 유머와 능청으로 견뎌낸다. 그 태도가 마음에 든다.
삼인의 주인공들도 잘 만들어져서 영화를 풍성하게 해준다. 정상과 비정상이 섞여 있어서 개성이 잘 드러난다.
윌리스가 맡은 조는 대담해서 영화의 흥미진진함을 책임진다. 뭔가 단순해 보이면서도 은은하게 위엄을 보여주는 것이 이 사내의 매력이다.
손튼이 연기한 테리는 지식이 많은 정상인 같으면서도 필요이상으로 이상증세를 드러낸다. 덕분에 이쪽도 웃음을 주는 편이다.
블란쳇이 열연한 케이트는 가장 인사적인 캐릭터이다. 그동안의 블란쳇의 캐릭터는 우아했지만 이번 역은 꽤 철이 없고 품격도 부족한 여인이다. 블란쳇의 생소한 연기를 볼 수 있게 됐고 소화도 잘했다. 케이트 자체가 단순 철없는걸 넘어서 골 때리는 행동도 자주 선보여서 영화의 개그성을 풍족하게 만들어준다.
이 삼인의 삼각관계 플롯도 영화의 또 다른 오락이다. 사소한 것에 흔들리는 것이 참으로 해학적이다. 게다가 그걸 또 배신하는 반전은 어떤가.
이 밴디츠가 엄청 훌륭한 수작은 아니어도 상당한 재미 요소로 즐거움을 주는 영화이다. 강도 영화임에도 액션이 없지만 다양한 작전으로 재미를 주는 이 영화가 마음에 쏙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