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업, 우리하고는 안 맞는 거 아닌가...?
헤보니 숙박업은 같은 서비스직이라고 해도 식당, 카페와는 또 달랐다.
손님이 머무는 시간이 길다 보니, 그만큼 대응할 일도 많다는 것이다.
아니, 어쩜 우리가 좀 별난 것일 지도 모른다.
다른 숙소 같으면 번호키만 알려주고 필요한 물품이나
불편 사항 접수해서 처리해 주면 되겠지만
우리 산장은 그런 쿨한 방식으로 운영하다가는 딱 밥 굶기 좋은 구조였다.
꼬불 꼬불 농로길 끝 언덕 숲 속에 위치해 있고 건물은 완전 구닥다리.
그러니 하루에도 수십 가지 민원사항을 처리해야 됐다.
그럼 여기서 우리가 베테랑 사장인가?
아니다, 완전 서비스업 체질과는 거리가 멀었다.
일단 남편은
강 씨 집안에 아들만 여섯, 그중 막내.
거기다 이름에 다 철자 돌림이 들어가 있다.
강철... 강철$, 강철*, 강철#...
또 다들 키가 180대가 넘는 기골이 장대한 스타일이다.
말 그대로 군대식 통제하에 자란 남편이
이런 서비스직을 잘 할리 만무했다.
반면 나는, 세례명인가 할 정도로 시골에서 듣기 힘든 이름을 가졌고
지금도 성인 ADHD 아니냐는 말을 들을 정도로 자유로운 영혼이다.
번외로 말하자면 학창 시절
신학기가 돼서 선생님들이 출석을 부를 낯이면 으레 내 이름에서 다들 멈추었다.
'시골에 이런 이름이 있다고?' 하는 표정으로,
나를 다시 호명하며 일어나 보라고 한다.
그럼 나는 일어난다.
이어지는 선생님들의 표정은
'이런! 완전 상상을 비껴갔네.' 하는 당혹스러운 표정.
"어, 어 앉아... 앉아."
그도 그럴 것이 시골에서 세상 걱정 없이 뛰어논 것 같은 그을린 피부,
장난기가 덕지덕지 붙은 내 얼굴에 선생님들도 기함을 했겠지?
그 후 선생님들은 내 모습과 이름이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거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 ㅎㅎ
이렇게 서비스업과는 거리가 먼 각기 다른 두 성향이 숙박업을 하게 되었으니...(쩝)
우리 잘 해낼 수 있을까?
쪽박 차는 건 아니겠지...??
이미 정원 관리며 인테리어며
임대료의 몇 배에 달하는 돈을 쏟아부었는데도
전혀 티가 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