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의 목격자, 취재수첩 털어보기(3)

국회의사당에 등장한 '탄핵봉'...국회 탄핵소추안 가결까지 기록

by 방구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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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당, 한국사회를 ‘충공깽’으로 밀어넣었다. 대통령 탄핵소추안 1차 표결 불참으로.


이슈들을 일일이 나열하진 않겠다. 정치권 이슈 다루는 사람으로서 하나만 알면 된다고 생각한다. 여당 대표 측의 말 바꾸기 행보 말이다.


이에 대해 경향신문(송진식 기자)에서 핵심만 간단·명료하게 설명해 두었다.








< 역사에 기록될 한동훈의 ‘말바꾸기’ >


[12월3일]

한동훈 “비상계엄 선포는 위법·위헌···국민과 함께 막겠다” (계엄 선포 직후)


[12월4일]

한동훈 “반헌법적 계엄에 동조·부역해선 절대 안돼” (페이스북)


[12월5일]

한동훈 “윤 대통령 탄핵안 통과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최고위원회의)


[12월6일]

한동훈 “윤 대통령 조속한 집무정지 필요, 극단적 행동 재현 우려” (긴급최고회의)


[12월7일 오전]

한동훈 “윤 대통령 직무수행 불가, 조기 퇴진 불가피” (대통령 담화반응)


[12월7일 오후]

한동훈 “총리와 당이 긴밀히 소통할 것” (한덕수 총리 면담 직후)


[12월7일 밤]

한동훈 “윤 대통령 질서있게 퇴진…민주당과도 협의” (탄핵 무산 뒤)







해당 기사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 '이 기자, 내공이 상당할 것 같다.'


기사 읽고 난 후 들었던 생각. '아, 나는 왜 이런 기획 못 했지! 아쉽다!'


이후 국무총리와 여당 대표가 밝힌 ‘한·한 공동 국정운영’ 방안에 대해서도 할 말 많다.


근데 구구절절 설명하면 브런치 독자들이 '뒤로 가기' 하실 듯. 그래서 생략한다. 해당 부분도 위헌성 다분하다는 비판이 쏟아진 대목이다.


참고로 이 여당 대표는 비상계엄 당시 국힘당 소속으로 유일하게 체포자 명단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계엄이 선포된 날 밤 제 목숨이 왔다 갔다 한 거다.


뱃심이 좋은 건지 그냥 우유부단한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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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등판한 '탄핵봉'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퇴근길 풍경이 바뀌었다. 여의도에 형형색색 응원봉 물결이 당도했다.


탄핵안 1차 표결 당시, 국회 앞 촛불집회에서 외신들이 주목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당시 외신기사들을 종합한 연합뉴스 기사 제목은 “K팝 댄스에 알록달록 응원봉 물결”이다.


국가기간 뉴스통신사가 이렇게 힙한 제목을 뽑다니?! 특히 ‘알록달록’이라는 단어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제목 짓는 게 젤 어렵다...


이 시기, 날이 어둑해지면 국회 앞으로 앳된 얼굴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12월 한파에 맞서고자 모자·목도리·귀마개·핫팩 등으로 꽁꽁 싸맨 와중에 한 손에 응원봉 꼭 쥐고 있던 모습들이었다.


이들의 모습을 보며 개인적으로 마음이 동했다.


한국 문화를 모르는 외국인이 봤다면 “무슨 축제가 열리고 있는 건가요?”라고 물어봤겠다. 한국인들은 “축제가 아니라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입니다”라고 답하겠지만.


‘집회’ ‘대통령’ ‘탄핵’ 등의 단어들은 다소 엄중한 느낌인데, 이번 촛불집회 모습은 생기 있고 발랄함 그 잡채였다.




가수 손담비씨의 ‘토요일 밤에’라는 곡을 바탕으로 “토요일 밤에~” “윤석열 탄핵!” 외치던 모습이 뇌리에 박혔다. 참여자 아니고 관찰자 참칭하는 본인마저 그루브 탈 뻔했다는 후문.


이날 르포기사 준비할 겸 현장에 들렀는데, 단상 위 발언자의 한 단어가 본인을 대뜸 사로잡았다.


정확한 워딩은 기억이 안 나지만 '제가 오늘 탄핵봉을 깜빡하고 놔두고 왔다'는 취지의 이야기였다.


"탄핵봉"이라니! 이건 무조건 기사 제목에 써야겠어! 꽂혔던.





탄핵안 가결.. 국회에서도 '함성'


지난 14일 오후 3시30분께 국회 본회의장. 역사의 초고를 쓰는 사람으로서 이곳 현장을 또다시 찾았다.


이날 본회의는 오후 4시에 시작될 예정이었다. 취재진은 30분 일찍 입장해서 대기했다.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5시2분께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선포했다.


그때까지 약 1시간가량 동안 취재진 모두가 숨죽였다. 노트북 타이핑 소리와 카메라 셔터음, 이따금 한숨소리 정도가 이곳에서 들려왔을 뿐.




“투표 결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대통령 윤석열 탄핵소추안은


총 투표수 300표 중


(... 정적 ...) 204표,


(본회의장 내부 함성 터짐),


부 85표,


기권 3표


(본회의장 외부에서 환호성),


무효 8표로서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


(의사봉 땅 땅 땅)









국회의장이 ‘가 204표’를 밝히자 야당 측에서 곧바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약 2초 정도 시차를 두고 본회의장 바깥에서도 환호성이 들려 왔다. 국회 소속 보좌진·직원들이 탄핵안 가결에 대해 보인 반응으로 추측된다.


침묵을 지켜왔던 취재석에서도 누군가 “우왁!”하고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나처럼 풋내기 기자였더라면 주변에서 다들 매서운 눈초리 보냈을 텐데(우리는 참여자가 아니고 관찰자 신세다), 슥 돌아보니 아버지뻘로 보이는 시니어 기자분이셔서 그냥저냥 넘어가는 모양새였다.


같은 시각, 국회 앞 대로변에 모인 200만여명의 인파도 모두 기뻐했다. 나~중에 당시 현장 상황을 유튜브 스트리밍 등으로 살펴보니 웃는 사람 반, 우는 사람 반이었다.


나는 애써 감정을 절제한 채 탄핵안 가결 속보기사를 처리했다. 속으로 ‘힝 나도 탄핵봉 흔들며 다만세 듣고 싶당’ 하는 생각이 올라왔지만 꾹꾹 눌러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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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정치권 예상과 달리 아슬아슬한 결과였다. 보수 성향의 정치평론가도 상당수 이탈표를 예상했다. 한때 국힘당 소속이었던 보수 성향 야당 의원들도 20표 이상을 점쳤다.


그런데 기권·무효를 제외한 실제 이탈표는 12표에 불과했다. 가결됐으니 망정이지 싶다가도, 해당 표결 결과를 보면 적잖게 놀라게 된다.


국힘당은 ‘국민 주권’ 나라에서 세금 받는 공당인데, 다수가 민심보다 당심을 우선하는 것처럼 보였다.


오죽하면 그쪽 당 최다선 의원이 “내란의 힘”이라는 우려까지 할까.




윤석열 "결코 포기하지 않아.. 국민 믿는다"


대통령 탄핵안 가결 직후, 야당 대표는 ‘이제 큰 산 하나 넘었다’고 메시지 냈다.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절차가 남았다는 뜻이었다. 급한 불은 껐으나 여전히 그 불씨가 남아 있다고나 해야 할까.


우리 대통령께서는 국회가 탄핵안을 가결하자 “저는 결코 포기하지 않아.. 국민 저력 믿는다”며 결사항전 의지를 밝히셨다.


참고로, 당시 여론조사(한국갤럽)에서


1)대통령 지지율이 11%를 기록

2)국민 71%가 비상계엄을 ‘내란’이라고 평가

3)대통령 직무수행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85%로 집계


고 했다. 아무튼 “포기하지 않는다”고 전하셨다.


내란 주동자들의 준비가 허술했던 게 아니다.


야당의 발빠른 대처와 보좌진·시민들의 적극적인 도움, 쿠데타 따위 관심 없는 ‘필승공군’의 공역통제 등이 주요했다. 다음 날 본회의 일정으로 지역구에 내려간 의원들이 적었다는 점 등 운도 따랐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현대사회에서 벌어진 ‘친위 쿠데타’는 총 45번 시도됐다고 한다. 그중 42번이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가 겪은 12·3 내란 사태는 운이 따랐다고 볼 수밖에 없어 보인다.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주동자로 보이는 분께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히셨다. 내란특검법·김건희특검법 등의 추진을 두고 권한대행과 여당 측의 행보도 수상쩍다.


헌법재판소 재판관 임명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다.


참여자는 참여자대로, 관찰자는 관찰자대로 제 본분에 신경 쓸 수밖에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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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견학을 마친 중학생들: 국회 본관 앞에서 내려다 본 모습)



사태가 일단락되고, 마음 편히 국회 구내식당 포스팅 게재할 날 손꼽아 기다린다.


포스팅 2부 때인가 강조했다. 국회는 원래 모든 시민들에게 열려 있는 공간이라고. 헌법 제1조가 ‘국민 주권’을 명시하고 있고 국회는 이를 수행하는 장소일 뿐이다.


이 민의의 전당은 운영 또한 국민 세금으로 이뤄진다. 누구나 당당히 국회 경내 구경하고 구내식당 갈 수 있단 얘기다.


‘주인과 머슴’ 이야기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물론 주인 행세 해보려는 머슴이 섞여 있는 것 같다. 이들은 투표로 혼내줘야 한다.


내부자도, 외부자도 아닌 ‘회색인간’으로서 1년 8개월간 국회를 관찰해 왔다. 이곳을 ‘가능성의 공간’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고관대작부터 장삼이사,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수많은 인간 군상이 모인다.


어떤 날에는 선생님 인솔 하에 교복 입은 학생들을 볼 수 있다. 또 다른 날에는 분홍색 조끼 입은 중년 여성, 군복/경찰복 등 제복 입은 시민들, 전동 휠체어를 탄 장애인 분들 등도 보인다.


가끔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지역구 구민들을 인솔해 의원회관/본관/경내 등을 소개하는 모습도 보인다. 나는 언젠가 '경북 국민의힘 여성당원협의회(정확한 워딩은 아니다)'를 인솔하던 내 고향 의원 모습을 봤다. 그 어머니들께서 "직이네예!" "의원님 사진 함 찍어주이소!" 하면서 웃는 모습을 보며, 비록 정책적으로는 공감하지 못하지만 그 의원이 참 멋있어 보인다고 생각했다.


여하튼, 나는 국회라는 공간을 지켜보며 한국에서 가장 다채로운 공간이 아닐까 생각을 한다.


회색인간 신분이지만, 또한 '여의도 사투리'엔 영 익숙해지지 않는 시민이지만서도, ‘국식’ 끼니가 쌓이며 국회와 정들어버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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