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2일 / 엄마가 나오는 꿈을 꿨고... 모처럼 글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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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역시 느지막히 일어났다. 자궁내막증 치료제인 호르몬약 '비잔'을 먹은 지 거의 한 달 째. 그 약을 먹은 이후로는 무기력함, 피로감이 강하다. 수술하고 약 먹기 전까지였던 2주 동안은 이렇게 다운되지 않았었는데... 오히려 그때가 수술 직후라서 더 몸 컨디션은 안 좋았을텐데. 역시 이게 체력보다도 호르몬의 영향임을 절실히 깨달으며 지내고 있다. 아랫배 통증이 있은 지는 열흘이 지났다. 통증이 있을 때마다 진통제를 먹고는 있다. 생리통 있을 때마다 먹던 이지엔. 오늘도 이지엔을 하나 먹었다. 언제까지 이렇게 통증이 있는걸까…
새벽 2시쯤 잠에 들었는데 6시가 되기 전 눈을 떴다. 그리고는 1시간 동안 다시 잠에 들지 못 했다. 그렇다고 깰 힘도 없는 참 힘든 상태. 그 사람을 생각을 했다. 월요일 이후로 조금씩 마음이 괜찮아지고 있었는데… 습관처럼인 것인지 암튼. 편지를 쓴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하고싶은데 하지 못 했던 그런 말들이 머릿 속에 계속 맴도니까. 이것저것 온갖 할 말들이 떠올랐다. 진짜로 보내진 않더라도 떠올리고 또 떠올리고... 막상 써둘 힘은 없으니 떠올리기만... 그러다가 다시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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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운을 차리고, 글도 쓰고 일을 해보려고 집근처 카페에 왔다. 엄마 꿈을 꾼 이야기도 기록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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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잠들었다가, 엄마 꿈을 꿨다. 짧은데 너무 슬펐다. 엄마가 내 입 주위를 톡톡, 닦아주었던 것 같다. 나는 그런 엄마를 쳐다보면서 뽀뽀해달라고 했다. 엄마랑 뽀뽀도 하고. 나는 슬쩍 누워있고, 엄마는 머리맡에 앉아있는 그런 위치. 나는 엄마가 있는 위쪽을 쳐다보면서... 엄마를 바라보며 잠시 말도 나눴다.
엄마가 나를 포근히 뒤에서 껴안았다.
그러다가 번뜩 잠에서 깼다. 잠에서 깨자마자 든 생각이… 엄마한테 이렇게 안기고 재롱떨고 싶구나..
엄마한테 안기고 싶구나. 내가 그걸 원하는구나. 서른살 여름에 엄마를 떠나보냈는데... 그래도 이 정도면 다 컸으니까 견딜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솔직히 32살이라고 엄마에게 기대는 게 필요없는 게 아닌 거니까…
엄마 꿈은 가끔씩 꾸지만, 이렇게 살갑게 뭔가 엄마가 나를 사랑하는 느낌을 주는 꿈을 꾸는 건 거의 처음이었던 것 같다. 엄마가 나를 만지고, 뽀뽀하고, 안아주고... 지금의 나에게 가장 필요한 따스한 엄마의 사랑이었네.
내가 요새 너무 가라앉고 힘들어하니까 엄마가 꿈에 와서 토닥여준 느낌이랄까. (아까 낮에 이 글을 쓰고, 지금은 다듬고 있는데도. 그러는데도 눈물이 흐른다. 휴..)
우리딸 힘들지, 근데 너무 힘겨워하지 마. 엄마가 있잖아. 힘내라고. 그래서 나타난 것 같았다.
꿈에서 깨고, 눈을 뜨고 눈물이 흘렀다. 평소엔 엄마 생각도 잘 안 하려고 하고, 하더라도 울지 않는데…
생각은 이렇게 이어졌다.
살아있는 동안 잘 살아가야지. 종교도 없지만… 그렇다보니 죽고난 이후의 삶에 대해서는 생각을 잘 안 하며 살았지만. 혹시나 죽고나면 엄마를 다시 볼 수는 있는걸까. 그럼, 잘 살다가 가야 엄마에게
엄마 나 그동안 잘 살다가 왔어, 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엄마, 엄마 가고 나서 외롭긴 했는데... 그래도 다행히도, 고맙게도 주위 사람들이랑 듬뿍 사랑하면서 살다가 이렇게 왔어. 그리고 엄마 너무 보고 싶었어..." 엄마를 만나면 꼭 껴안고 싶다. 엄마 냄새 맡으면서 꼭 안고 싶다. 엄마가 떠나기 전 몇 달 간은 살짝 안기만 해도 몸이 아파서, 안지도 못 했었는데...
지금은 꿈을 떠올리며 카페에 앉아서 글을 쓰는데. 이 글을 남겨보는데도 눈물이 나려해서 참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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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 22분. 엄마에 대한 글 남겨보다가 앞으로 해야할 일에 맞춘 일정 생각하면서 6월 말 7월 일정… 할 게 많다. 그래도 차근차근 해야지 별 수 있나. 예전 체력이 아니라 힘에 부치지만, 해야 한다. 일단 지금은 we see 도 하고 박물관 에세이 글 쓸 수 있으면 또 쓰고!
마감하지 않은 채 글을 계속 가지고 있는 건 참... 어렵다. '보라야 모든 글은 마감을 해야해'라고 스스로에게 되뇌었다.
이렇게 조금은 힘겹더라도, 나만의 글을 써서 엮어서 책으로 내는 이런 시기를 보내고 나면, 또 결과물이 나오는 거잖아.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 글이, 그 책이 내 마음에 들어야 하니까. 내가 만족하기 위해서 가장 노력해야 하고. 스스로가 만족하지 못 하는 글은 남을 만족시킬 수도 없고 공감을 일으킬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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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고나서 계속 글을 수정하고 수정했다. 정말 오랜만에 글이 써져서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러다가 잠시 인스타그램을 들어갔다. 4시 10분 무렵. 그리고 올라온 사진을 보고, 심장이 쿵쿵 거리고, 손이 바들바들 떨렸다. 이 일은 다른 글에서 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