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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보라 Dec 19. 2021

우리의 시각, 다른 사람들의 시각을 한 권의 매거진에

독립 매거진, 자신만의 색깔과 취향, 시선이 뚜렷한 잡지

2020년, 독립매거진 <We See>를 창간했다. 몇 년 전, PD저널 회사 동기였던 혜승씨와 함께 만들었다. 우리 둘 다 기자를 그만둔 이후로도 좋아하는 콘텐츠는 여전히 많았다. 만나면 서로 무슨 콘텐츠 봤는지 이야기 나누기에 바빴다. 그러다 문득, 이런 이야기들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공유하고 싶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 콘텐츠를 보고 있는지,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는지도 궁금했다.


그래서 우리의 시각, 다른 사람들의 시각을 매거진 한 권에 담아보기로 했다.

  

그래서 매거진 <We See>에서는 매호 한 가지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생각을 나눈다. 우리의 삶과 맞닿아있는 질문과 연결되는 드라마, 팟캐스트, 라디오, 영화, 책 등 다양한 콘텐츠를 소개한다. 매거진을 관통하는 하나의 질문이 있어서 콘텐츠를 좀 더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래서 매거진의 슬로건도 ‘콘텐츠를 바라보는 다른 시각’이다.      



시작이 반이라고들 한다.  2020년에 창간호를 시작으로, 올해엔 8월 말에 2호도 냈다. 앞으로도 계속 내고 싶다. 그런데 잡지를 창간하고 계속 이어간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임을 깨닫고 있다. 독립출판으로 나온 매거진 중에서도 창간호 이후에 나오지 않는 매거진들도 꽤 있다. 아무래도 스스로의 돈으로 만들어야 하고, 생각한만큼 반응이 없는 경우도 있다. 우리도 아직 큰 수익이 나고 있지는 않다. 그럼에도 우리가 만든 매거진을 사람들이 구입해서 보고 우리를 알리고, 이를 통해 또다른 프로젝트도 생각해볼 수 있다는 점에 만족하고 있다.      

사실, 잡지를 둘러싼 상황이 좋지 않다. 월간지 <인물과 사상>은 2019년에 사실상 폐간했으며, 마찬가지로 월간지인 <샘터>도 폐간 위기를 맞았지만 독자들의 기부로 살아났다. 여성 독자층을 겨냥했던 여성지 <여성중앙> <쎄씨> 등도 폐간했다. 실제로 잡지 매출액도 줄어드는 추세다.      


통계를 더 살펴보면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0 잡지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한국의 잡지 산업 매출액은 총 7775억원이다. 2012년 매출액 1조8625억원과 비교할 때, 10년도 안 돼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이렇게 잡지가 폐간되고 규모가 축소되는 가운데, 새로운 잡지는 생겨나고 있다. 문화체육광광부 정기간행물 등록현황에 따르면 2015년 5008개였던 잡지가 2021년 5499개로 늘어난 것이다. 산업 전체 규모는 줄었더라도 더 다양한 잡지가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요즘은 잡지가 아니어도 정보를 접할 곳이 많지만 자신만의 색깔과 취향, 시선이 뚜렷한 잡지는 더 독자들의 관심을 받는다. 그래서 기성 잡지와 독립 잡지의 영역은 아예 다르다. 독립출판이 활성화되기 시작하던 2010년대에 함께 등장한 독립 잡지. 영화, 직업, 취미, 친구, 비건, 인터뷰, 페미니즘, 로컬, 프리랜서, 직업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궁금하고, 알고 싶은 정보를  ‘큐레이션’ 한다.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자신만의 색깔과 취향, 시선이 뚜렷한 잡지는 사람들에게 더 필요하고, 독자들의 관심을 받는다.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때까지 계속! 괜찮은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다 하고 싶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잘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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