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보라 Jan 10. 2022

제주 무릉리에서 맞이한 고요한 밤

0109 제주 여행 1일차 짧은 일기

       

숙소에 도착하니 막 해가 져버렸다.    


숙소에 오기까지 조금은 고단했다. 짐이 많아서. 캐리어 한가득 짐으로 가득했고, 공항에서 이마트로 가서 장을 봤더니 짐이 추가되었다. (장보기 직전에 점심을 먹었음에도 힘이 빠지는 느낌) 백팩에 캐리어, 이마트 장바구니까지 들고 17분을 걸어서 버스를 타러 가야했다. 막막한 마음.           


근처 커피 맛집이라는 곳이 지도에 떠서 들렀다. 플랏포커피. 플랫 화이트가 맛있다는 리뷰를 보고 플랫 화이트 주문. 커피 맛을 잘 알지 못 하는 편이지만, 맛있었다.           


자리 바로 아래에 있는 콘센트에 충전기를 연결해 폰을 충전했다. 40퍼센트 정도였던 배터리가 점점 충전되는데, 폰도 충전되고 나도 충전되는 느낌이었다.          


네이버지도에선 버스가 영 안 떠서 버스회사에 전화했더니 20분 뒤에 버스가 온다고 했다. 굉장히 다급한 마음에 버스를 타러 걸어갔다. 많이 걸었더니 고단... 이때 이미 1만보였다. 저녁으로 먹을 걸 포장해 갈 생각이었는데 그냥 가서 바로 버스를 탔다.           


버스에서 졸다가 깨고 졸다가 깨고 1시간 10분이 지나서 무릉리 도착. 다행히도 해가 지기 전이었다. 지도 어플대로 15분 정도 걸으니 숙소가 나왔다. 정말 밭과 집들만 있는 곳. 걷다보면 지도에 안 뜨는 작은 슈퍼가 있지 않을까 했는데 없었다. 우와우!          


숙소는 역시 좋다. 여러번 묵은 적이 있는 시소의 알유하우스. 

https://seesorufree.notion.site/c985cc996ae54054b4a2777828401d84     


지난해엔가 숙소 예약 기간에 미리 몇 박 정도를 예약해두었었는데, 이제야 왔다.           

곽지에 있었는데, 지난해에 무릉리로 이전했다. 이번엔 1층 단독방을 예약하진 못 했다. 이미 예약이 있어서. 그렇다고 다른 때로 하면 또 미뤄지거나 못 올 듯해서, 그냥 2층 방 중 하나로 잡았다. 2층의 다른 방엔 예약자가 없어서 2층은 내가 혼자 쓴다.           


1층에 머무는 분과 부엌에서 각자 간단한 음식을 조리하며 조금 인사를 나눴고, 내일은 그분의 일행이 와서 이틀을 머물거라고 들었다. 그래서 조금 시끄러울 수 있다고. 하하하하 12시 넘어까지 막 시끄럽진 않을 거잖아요, 했더니 네, 일찍 잘 것 같아요. 라고 했다. 그래... 저녁 시간쯤 시끄러우면 나도 음악 틀거나 내 할 거 하지 뭐. (숙소가 외진 곳이고 가로등이 없어서 저녁 시간엔 반드시 집에 있어야 함.)     


밤엔 숙소에서 넷플릭스를 틀었다. <그해 우리는>을 보려다가 아껴두고 싶어서 다른 걸 틀었다. 제목이 조금 극단적이라 안 보던 <솔로지옥>. 세상에... 너무 재미있어서 계속 봤고, 새벽 3시 넘어서 잠에 들었다.      

머리로는 ‘여행 1일차니까 피곤하고, 얼른 자야지’ 하면서도 계속 봤다. 그렇게 일요일 밤과 월요일 새벽을 맞이하고 잠들었다. 


불을 끄고 누우니 조용했다. 제주에서 맞는 고요한 밤이었다. 




플랏포커피의 플랫화이트 / 제주모다정의 사골 해장국


작가의 이전글 '여성은 방송에서 얼마나 등장하고 있을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