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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보라 Jan 25. 2022

책방에서 하는 일 - 북토크 준비, 정리하기 -

책방에서 하는 일 4) 북토크

북토크를 할 때 작가가 저 쇼파에 앉아서 이야기를 하곤 한다. 


책방에서는 북토크가 열린다.  특히 가가77페이지에서는 많을 땐 일주일에 2~3회씩은 북토크가 있다. (코로나로 인해 거리두기가 격상되었을 때엔 북토크를 아예 열지 못 하기는 했지만...)     


일주일 중에서 금요일, 토요일에 일하다보니 주로 그때에 북토크가 열려서 일하면서 북토크를 본다. 자연스럽게.      


북토크는 정말이지, 너무 좋다! 그래서 북토크가 있을 때마다 많은 감명을 받는다. 북토크 때 작가가 하는 말, 작가를 바라보는 독자들의 태도 그 분위기 자체. 글이 좋은 사람은 말도 좋다.      


21일 금요일에 있었던 북토크 & 사인회는 이제까지 경험했던 행사와는 너무 달랐다. 내가 잘 알지 못 하는 작가였는데, 북토크 & 사인회를 1부와 2부에 걸쳐서 했다. 6시 반에 1부. 25명 정도의 사람이 모였다.      


작가는 10분 남짓, 짧게 무언가 이야기를 했고, 그다음 바로 사인회가 시작됐다. 독자 한 사람당 2~3분 정도 제한된 시간에 사인을 받으며 작가와 대화를 하는 시간.      


보통 이제까지 봤던 북토크란, 이렇지 않았다.  이제까지 내가 보고, 내가 작가로 참여했던 북토크는 1시간~ 1시간 반 정도 작가가 자신이 준비해온 말을 한다. 최근의 근황부터 시작해서, 이번 책을 쓰게된 이유, 쓰면서 어떠했는지, 글마다 담긴 이야기도 더 들려주기도 하고, 책이 나오고나서 어떠했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그러다가 중간중간 관객들이 질문을 하면 답을 하기도 하고, 아예 1시간 반쯤 지난 이후에 몰아서 Q&A 시간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날은, 그런 시간이 아니라 작가와 관객이 일대일로 얼굴 보면서 잠시 이야기하는, 거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나머지 시간에 그럼 다른 관객들은 무얼 했냐면, 폰을 보면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그 시간에 나 또한 딱히 할 일이 없어서 노트북을 펼치고 그날 있었던 일 위주로 ‘책방에서 하는 일’ 1, 2, 3번 글을 써서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그 글을 정리해서 브런치에 올렸다.)


6시 반에 시작된 행사는 9시 반이 되어서야 끝이 났다. 원래 8시 ~ 8시 반에 퇴근을 하는데 북토크를 하는 날에는 이렇게 더 늦게 퇴근을 하게 된다. 접이식 의자를 접어서 창고에 쌓아두고, 북토크로 인해서 옮겨두었던 커다란 테이블을 원위치로 돌려놓았다. 

     

대부분의 북토크가 끝나고는 독자들이 사인을 받는다. 모든 사인이 끝나고 나면 나도 조심스럽게 다가가서 오늘 북토크 너무 잘 보았다고 사인을 받고 인사를 한 마디라도 더 하려고 노력한다. 그럴 때에 책방에서 일하는 보람이랄까, 기쁨이 더 들기도 하고 그렇다. 다만 이날은 그러지 않았다. 


모든 책을 좋아할 수는 없는 거니까. 모든 북토크가 감명을 줄 수는 없는 일. 이런 날도 있구나, 생각하며 퇴근을 했다.                          


*다음에는 좋아하는 작가의 북토크가 있을 땐 어떠했는지, 를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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