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입사했을 때 생겼던 '기획취재일'을 떠올리며
2016년 1월 6일 PD저널 첫 출근. 그리고 2월부터 시작된 복지 제도! 바로 기획취재일. 처음 이름은 안식일이었는데 회사 윗선에겐 너무 지나치게 '쉬는' 느낌을 자아내는 듯하여 이름이 바뀌었다. 기획취재일로.
편집국장을 비롯해 선배들이 낸 아이디어인데, 한 달에 이틀은 그냥 무조건 쉬는 제도였다. 연달아 이틀을 쉬어도 괜찮았다. 너무 좋았던 게 '휴가'와는 별개였다. 선배들이(편집국장 포함 3명이 선배였음) 생리일 때도 눈치보지 말고 꼭 '생리 휴가'도 쓰라고 누누이 강조하곤 했는데, 이렇게 또 무조건 쉬는 제도를 마련해준 것이다.
물론, 회사 일이 여유로운 건 전혀 아니었다. 규모가 적더라도 언론사인데! 매일매일 기사를 써내려면 얼마든지 써낼 수 있었고 써야할 것도 넘쳤다. 기자 한 사람당 맡는 담당 출입처도 많았고, 매일 소화하기 바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이 말이 딱 맞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제도를 만들었다. 최소한의 삶의 질을 위하여. 이 제도를 입사하자마자 경험했다. 입사 동기와 나 둘이서. 그래서 이때가 정말, 좋았다고 기억된다. 입사하고 7개월쯤 지나서 편집국장이 바뀌었고, 두 번째 편집국장이었던 선배가 두 달 여만에 그만두었을 때 그때부터 조금씩 조금씩 회사가 지옥으로 변했지만...
너무나도 좋았던 시절, 일도 으쌰으쌰 열심히 하고! 선배들도, 동기도 좋았던 시절을 경험했기에 그 이후의 상황들이 더 끔찍하게 다가왔다.
그러나 그 호시절을 경험해서 매우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경험조차 해보지 못한 사람은, 낮은 수준의 일자리 환경에서도 '회사란 게 다 이렇지' 하면서 만족하며 또는 불평하면서도 더 다른 대안을 생각하지 못 한 채, 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익숙해지면서 살아가게 되니까.
물론 나의 일 환경도 임금 측면에서는 좋았다고는 볼 수 없다. 그다지 높지 않았다. 그래서 선배들이 이 제도를 마련했었다. 임금을 더 높일 수도 없으니, 쉼이라도 제대로 지켜내고 일하는 데에 소진되지 말라고.... 감사하다 정말.
그래서 기획취재일을 잘 누렸다. 매달 꼭 썼다. 목금에 기획취재일을 쓰면 토일까지 연달아 쉴 수 있었다. 집이 지방인 내게 그 제도는 정말 너무 좋았다. 꼭 여행이 아니더라도, 아픈 엄마가 있는 창원으로 조금은 여유있게 다녀올 수 있었고 반대로 엄마가 서울로 진료를 올 때에도 여유있게 동행할 수 있었다.
기획취재일에는 기획취재비도 사용할 수 있었다. (쓰고보니 정말 좋은 제도였다)
그리고 하나의 조건이 있었다. 기획취재일에 무얼 했는지 보고서를 써서 낼 것. 한 장 정도면 되었다. 그리고 그다지 자세할 필요도 없었다. 아마 국장님도 그 위에 연합회장이나 편집주간에게 보고할 정도로만 썼을 것 같다.
그러니까 그 보고서는, 누군가가 기다리면서 보는 글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썼다.
근데 그 글을 시간이 한참 지난 지금 다시 읽으니 에세이였다.
그때는 내가 본격적으로 에세이를 쓰기 전이어서 그런 글이 잘 없다. 손으로 쓰는 일기 외에는 정말 없다. 그래서 새롭다. 잘 쓴 글이 아닐지라도 그 시절의 내가 담겨 있어서 좋다.
그래서 2022년 상반기에 낼 에세이 책에도 꼭 실을 예정이다.
잠이 오지 않는 밤 (저녁에 행사가 있었는데 홍차를 열심히 마셔선지... 카페인 때문인지... 잠이 오지 않는다)
기획취재일을 떠올리며 글을 끄적여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