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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정 Dec 19. 2024

한국과 미국의 쇼핑몰 비교

나는 쇼핑자체를 즐기지는 않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쇼핑몰에 자주 가는 편이다.


그 이유는 쇼핑을 하지 않아도 약속이나 모임장소 등으로 선호되기 때문이다.


코엑스나 킨텍스몰전시나 페어를 보러, 서울역이나 용산역몰은 환승하러 갔다가 자연스럽게 식사나 차를 마시러 간다. 이제는 더 이상 쇼핑몰은 쇼핑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복합문화 공간이 되어가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머물면서도 본의 아니게 쇼핑몰에 더 의존하게 되었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쇼핑몰은 단독 마트나 백화점이 아닌 여러 곳이 한 곳에 모여있는 형태를 의미한다.


미국은 한국보다 국토면적이 약 98배 넓다. 인구는 3.3억 명으로 한국보다 7배가 안되니 국토의 1인당 면적이 10 배이상 높다.  


이런 이유 등으로, 미국은 주택이 아파트보다 많고 쇼핑몰도 한국과 다른 점이 많다.


제일 먼저 이런 생각이 들었던 것은 내가 거주하는 패서디나 지역의 마트인 '트레이더 죠'에 갔을 때다. 마트는 단독건물이 아닌 쇼핑몰에 입점해 있어서 주차장과 쉼터등 공용공간을 함께 운영한다. 이점이 특이하게 느껴졌다.


다른 쇼핑몰도 경험해 보니 규모는 천차만별로 달랐지만 가능한 많은 매장이 모여있음을 알게 되었다. 가장 특이한 점은 한국과 달리 도심의 전철역 주변에 쇼핑몰이 몰리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나  한적해서 주차하기 좋은 장소에 초대형쇼핑몰이 있다.


땅이 넓은 미국인 대부분은 단독주택에 살고, 자동차가 필수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조성된 것 같다. 특히 늦게 개발된 서부지역은 더욱 그런 것 같다.


패서디나의 '산타애니타몰' 그런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우리 가족이 가면  원하는 관심분야를 각자 보고 모여서 식사를 하면 어느덧 하루가 지나간다. 주차장이 광장에 끝없이 펼쳐져 있다. 3,4개의 대형백화점, 마트, 각종식당, 영화관 같은 엔터테인 공간 등이 모두 모여있기 때문이다. 내부만 보면 스타필드 고양과 유사하다.


근처의 코스트코에도 가끔 가는데, 여기도 상황은 비슷하다. 코스트코에 갔는데, 옆의 다른 곳들도 들르는 때가 많다.

대부분 한국처럼 높은 건물이 아니고 옆으로 넓게 펼쳐져 있어서 더 크게 느껴진다.  한국은 수직, 미국은 수평의 구조다.



LA도심 웨스트 할리우드의 '더글로브몰'은 파머스마켓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광지이자 쇼핑몰이다. 서울의 광장시장과 닮은 곳에 백화점과 패션숍들을 접목시킨 것 같은 구성이다. 이곳은 야외공간에 철로를 테마로 만들어서 색다른 분위기가 있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Los Angeles County)에서 3번째로 큰 도시인 글렌데일에도 '더글로브몰'과 거의 유사한 '글렌데일 갤러리아몰을' 발견했다. 이곳은 내가 머무는 패서디나와 가깝고, 아르메니아계 공동체의 규모가 큰 곳이다. 주변은 업무지구로 이루어져서 한국의 1 기신도시 같은 느낌의 도시다.  


몰의 중심부에 예쁜 연못과 정원이 있고 주위로 철길을 만들어 기차를 타고 한 바퀴 돌 수 있는 구조다. 기차를 타고 한 바퀴 돌아보니  작은 놀이동산에 온 기분이 든다.


반디앤루니스 서점도 3층규모로 내부에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어 있다.  코엑스 별마당이 생각났다.


쇼핑몰 정원의 가장 중심부에 애플매장과 삼성매장이 맞은편에 배치되어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도심의 할리우드에 갔을 때 구글맵을 보고 중심지에서 가장 가까운 쇼핑몰에  주차를 했는데, 알고 보니 지하철역과 연결된 곳이었다.  


각각 다른 5개 정도의 미국쇼핑몰을 가보니 한국의 쇼핑몰이 점점 미국과 닮아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미국의 쇼핑몰은 역세권 같은 위치는 별로 없는 것 같다.


오히려 도심에서 멀어도 주차하기 좋은 곳에 있는 경우가 많아, 한국처럼 역세권이 복잡하지 않은 곳이 많다. 내가 머무는 집에서도 가까운 거리에 전철역이 있는데, 한 달이나 지나서 그곳이 전철역이라는 것을  알았을 정도로 역세권이 번화하지 않다. 아마도 미국의 대중교통이 한국보다 편리하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 같다. 



국토면적이 큰 나라는 시스템도, 사람들의 마인드도 다른 이유를 쇼핑몰들에 가보면서 느꼈다.


한국은 나름대로의 특성에 맞게 역세권에 큰 쇼핑몰이 있는 것은 한국적인 현상이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의 쇼핑몰이 접근하기 쉬워서 좋지만 좀 복잡하다. 그러나 한국인은  이런 에 익숙하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에 따라야 한다는 말처럼 새로운 곳에 살려면 자신이 적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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