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한국과 미국의 자동차문화 비교

by 피터정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을 통해서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대중교통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 있다.

대중교통은 정해진 노선과 시간에 따라 운행되는 교통수단으로, 정기적으로 운행되는 항공노선, 도시철도, 시내버스, 마을버스 등이 대표적이다.


대중교통은 기후, 대기오염, 건강,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며, 대중교통 요금이 비싸거나 불편하면 자가용을 이용하게 되어 교통체증과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한다.

이런 점에서 한국은 비교적 짧은 기간에 대중교통을 발전시켜 왔으며 현재도 진행 중이다.


나와 가족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패서디나에 머물며 주로 차를 이용한다. 그러나 복잡한 할리우드 같은 도심에 갈 때는 전철이나 버스도 이용한다.


2024년부터 구글의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가 LA에서 로보(무인운전기사) 택시 서비스를 시작했다. '웨이모 원' 앱으로 완전자율주행 승차 서비스를 매일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


미국은 한국의 대중교통에 비하여 이용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 그래서 거의 전철이나 버스에서는 앉아서 이동한다.

출퇴근시간이나 러시아워 때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 이유를 미국에서 오래 거주한 지인에게 들었는데, 미국인은 대중교통에 대한 인식이 별로라고 한다. 사실 한국과 비교하면 그 말이 맞다. 그러나 미국인 입장에서 다른 나라와 비교하는 것이 아닌데도 인식은 변하지 않는 것 같다.


한국은 인천이나 김포공항에서부터 전철로 이동이 가능하지만 LA공항에는 아직 전철이 없다. 그래서 40분 정도의 거리를 우버나 택시를 타면 10만 원에서 15만 원 정도 비용이 든다.


한국기준으로 미국의 대중교통을 생각하면 곤란에 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에서는 미국대중교통을 충분히 이해하고 이용해야 한다.



한국과 달리 미국은 자동차문화가 우선되는 나라이기 때문에 몇 가지 한국과 다른 점들을 발견했다.


미국에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범퍼가 없는 차를 도로에서 발견했다. "얼마나 급하면 범퍼 없이 운전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런 차들은 의외로 많았다.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인데, 별로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것 같다.


전면에 범퍼가 없으면 번호판도 없다. 그러나 전면에 번호판을 달지 않는 주도 많이 있어서 문제는 없다. 번호판에 차량의 연도를 표시하여 얼마나 오래된 차인 지를 구분할 수 있다. 의외로 30~50년 정도 된 올드카가 많이 보이는 것도 특이했다. 어떻게 수리해서 타고 다니는지 궁금했다. 우연히 집 주변에 올드카전용 수리점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게 가능함을 알게 되었다.



캘리포니아는 날씨가 따뜻하고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서 오픈카도 많이 보인다. 그중 올드카이면서 오픈카는 내게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이다.


내가 거주하는 아파트의 주차장은 지정석이 있는데, 옆차가 검은색포르셰 스포츠카다. 그 차량은 스크래치 부분에 검은색테이프를 기술적으로 붙여서 커버한 것 같다. 임시조치인 줄 알았는데, 계속 그 상대로 타는 것 같다. 다른 차들도 스크레치를 유사한 색의 테이프로 커버한 경우가 많이 보인다.


미국이니 당연히 테슬라의 전모델을 볼 수 있다. 그중 '사이버트럭'의 디자인은 그야말로 파격적이다. 곡선이 하나도 없지만 나름대로 스타일리시(Stylish)하다.


사이버트럭을 포함하여 다양한 자동차가 있는데, 한국차도 꾸준하게 늘고 있다. 특히 기아차의 소울은 한국보다 더 많이 보인다. 니로도 많이 보여서 미국은 실용적인 한국차를 선호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관점으로 일본차는 도요타 프리우스시리즈와 혼다자동차 중에서 소형차가 많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한국보다는 차량의 종류도 많고 차량의 크기도 평균적으로 크다.


특히 SUV차량이 많다. 도요타의 툰드라를 처음보고 미국차로 생각했을 만큼 미국다운 디자인이다. 전형적인 미국 SUV인 쉐보레, 포드, 닷지 같은 미국다운 대형 디자인의 차량이 많다. 그러나 소형 SUV는 한국이나 일본차가 많다. 스포츠카도 유럽스타일의 포르셰나 람보르기니 보다는 미국의 자존심인 포드 머스탱과 쉐보레 카마로가 많이 보인다. 특히 이들 브랜드의 올드카를 보면 여기가 미국임을 느낀다.



미국도 생각보다 휘발유값이 비싸다. 특히 디젤은 더 비싸고 주유소마다 편차가 크다. 테슬라 때문인지 전기차가 많아 시내에서도 전기차 충전소도 많다.


운전자들은 비교적 교통규칙을 잘 지키고, 비보호가 많지만 보행자 중심의 마인드를 느낄 수 있다. 교통경찰과 법이 엄격한 것도 이유가 되는 것 같다.


글을 쓰며 자동차 문화도 나라마다 차이가 많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느낀 미국의 자동차문화는 "실용성과 다양성"으로 정리해야 할 것 같다. 실용성과 다양성에는 SUV와 올드카 문화도 한몫하는 것 같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