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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의 커피문화 비교

by 피터정

나는 커피와 차를 만들고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


대학 휴학기간 3개월 동안 이대 앞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커피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한국은 90년대까지 원두가 귀했다. 일반적으로 유통되던 원두는 조금 쓴맛이 강했던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은 설탕과 프림을 넣어서 마셨고 설탕 2, 프림 1 같이 각자의 커피취향이 있었다.


커피자판기와 일회용 믹스커피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한국의 커피문화가 형성되었다. 이후 지금 같은 다양한 커피문화로 차츰 변해왔다.



영국의 대학원에서 공부할 때는 자연스럽게 차(Tea) 문화를 접했다. 그때 내가 커피보다는 차가 더 취향에 맞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뜨거운 홍차에 우유를 넣고 우려낸 다음 홍차티백을 티스푼으로 짜내는 영국인들이 신기했지만 어느덧 나도 따라 하게 되었다. 지금도 나는 티를 우려내면 티백을 꼭 짜낸다.


그때까지는 거의 차를 마셨다. 그러나 스타벅스가 한국에 들어오면서 지금 같은 커피문화가 시작된 것을 계기로 지금은 커피와 차를 병행해서 마시게 되었다.


우연한 기회에 단기간으로 다도교육을 받고 녹차와 말차 등을 만들고 다식을 만드는 것도 체험하며, 동양식 차문화도 익혔다. 커피전문가에게 커피교육도 받고 다양하게 커피를 만들고 즐긴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패서디나에 머물며 매일아침 커피를 내려서 가족과 함께 즐긴다. '트레이더조' 자체브랜드 커피원두를 드립으로 내려서 마시는데 취향을 찾기까지 시행착오를 겪었다. 라이트버전이 가족에게 가장 잘 맞는다.


많은 브랜드 중 트레이더조를 선택한 것은 신선한 느낌과 합리적인 가격 그리고 다양한 라인업 때문이다. 매장에서 직접 분쇄할 수도 있도록 설비를 갖춘 것도 인상적이었다.

외부매장은 스타벅스 매장이 어디든 가장 많은 것은 한국과 비슷했다. 생각보다 작은 규모의 스타벅스 매장이 많은 점은 한국과 달랐다. 나는 미국에 머무는 동안 가능한 한국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커피를 만나고 싶었다. 그래서 가능한 로컬매장을 이용하고자 했다. 그래서 패서디나의 만다린커피, 보이엔 베어커피 사우스 패서디나의 존스커피 그리고 칼텍 캠퍼스의 로컬 커피숍등을 다양하게 이용했다. 물론 스타벅스, 블루버틀, 피츠, 필즈커피 매장도 경험했다.


일부 로컬 레스토랑에서는 식사를 주문하면 커피를 포함한 다양한 음료를 무제한 마시는 곳들도 경험했다. 핼러윈시즌 에는 호박커피를 이벤트로 선보이는 매장도 있다.


커피숍을 이용하면서 미국인들은 달콤한 디저트를 유난히 많이 먹는 것 같았다. 자료를 찾아보니 미국인은 한국인보다 장기와 특히 췌장의 크기가 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소화에 문제가 없는 것 같았다.


와인에도 페어링음식이 있듯이 커피나 차에도 페어링 할 수 있는 디저트를 많이 즐기는 것 같다. 한국에도 많은 던킨도넛과 크리스피크림도넛 같은 종류의 매장이 미국에 많은 이유를 알게 되었다. 던키도넛의 커피는 스타벅스와 세븐일레븐의 중간포지션이다.


다양한 커피와 음료를 경험하면서 한국에는 있는데, 미국에는 없는 무언가가 생각났다. 바로 저가커피 체인점이다. 한국처럼 세븐일레븐 같은 편의점커피는 있으나 메가 커피 같은 저가커피 체인은 못 가봤다. 있지만 한국처럼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 이유가 아마도 "국민소득 때문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적으로 커피가격은 한국과 비슷했다. 그러나 GDP가 2배 정도 차이가 나니 미국인 기준으로는 기존의 커피가격이 상대적으로 부담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의 다양한 커피문화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테라로사에 이어 프릳츠같은 한국커피 기업들이 꾸준하게 성장해서 미국 등에서도 쉽게 만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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