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패서디나에 머물며 다양한 마트를 경험했다. 한국에서 식료품은 집에서 가까운 '홈플러스익스프레스'와 '한살림'을 주로 이용했다. 가끔 공산품이나 대량구매를 할 때는 '이마트'나 '코스트코'를 이용했다.
미국에서도 공산품을 대량구매 시에는 '코스트코'나 '타깃(Target)'같은 대형마트를 이용하며, 한국과 시스템이 유사하다고 느꼈다.
자주 사는 식료품등은 집에서 걸어갈 수 있는 중규모 마트인 파빌리온스(Pavilions), 홀푸드(Whole food), 랄프스(Ralphs), 에레혼(Erewhon), 트레이더조(Trader Joe's)등을 이용한다. 이런 마트들은 한국 시스템과 차이가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레혼(Erewhon)'은 주로 유기농 식재료를 판매하는 체인점으로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편이다. 식재료뿐만 아니라, 밀키트와 완제품 및 즉석푸드를 판매해서 매장과 함께 식사코너를 함께 운영한다. 매장에서 구매한 음식을 식사코너에서 먹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매장 밖에서 먹을 수 있도록 테라스카페를 만들어서 운영한다. 4계절이 온화한 기후 때문에 가능한 것 같다.
주로 자체상품 중심으로, 직접 만든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판매하는 것이 특별하게 느껴진다. 한국에서는 쉽게 경험하지 못한 스타일의 독특한 매장으로 한국의 한살림과 취지는 비슷하나 내용은 많이 다르다.
트레이더조(Trader Joe's)는 우리 가족이 가장 많이, 그리고 자주 이용하는 곳이다. 집에서 가까워서 부담 없이 이용하다 보니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야채, 과일 등 식재료뿐만 아니라 커피, 빵, 과자, 음료 등 대부분의 식품이 자체상품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가격도 매우 합리적이다. 미국이 한국보다 물가가 비싸지만, 여기서 식재료를 사서 집에서 만들어 먹으면 한 끼 식사가 한국과 가격차이가 거의 없다. 내 기준으로는 상품의 질도 가격대비 좋다고 느꼈다.
한 번은 매장에서 한국의 배를 판매하는데, 현지의 배보다 3배 이상 비싸게 파는 것을 봤다. 수입품이라서 비싸게 파는 것 같다. 이곳은 열대과일이 맛도 좋고, 가격도 저렴해서 주로 열대과일을 구매한다.
운영방식도 마음에 든다. 규모에 비해서 직원이 많아서 바쁜 시간에도 대처가 빠르고 친절하다. 그래서인지, 어떤 시간에 가도 이용객이 많다. 고정고객이 많아서 상품의 회전율도 높다. 이는 식품류의 신선도가 높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매장 주변에는 이곳의 종이쇼핑백과 에코백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한국에서 비슷한 시스템의 매장이 있는지 생각해 보니 이마트의 노브랜드가 떠오르지만, 여기는 공산품보다 신선식품의 비중이 훨씬 높다. 그리고 바로 먹을 수 있는 자체 샐러드류 등이 많다는 점이 다르다. 그래서 점점 이곳의 이용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생각해 보니 자체상품이 많은 것은, 미국이 인구가 많고 전국체인으로 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다. 그리고 건강한 재료의 식료품과 공산품이 많은 이유인 것 같다.
'파빌리온스(Pavilions)와 '랄프스(Ralphs)'는 '에레혼'과 '트레이더조'의 중간정도로 느껴지는 좀 더 규모가 큰 매장이다. 상품의 구색과 가격대 등 거의 모든 면에서 그렇다. 그래서 이곳에만 취급하는 상품을 찾기 위해서 이용한다. '홀푸드(Whole food)'도 이와 비슷하지만, 대중적이지만 고급스러운 샐러드바를 매장 내에서 운영해서 식사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이외에 가끔씩 한국식 재료가 생각날 때면 'H마트'를 이용한다. 이곳은 한국과 아시아 식품을 주로 판매하는데, 수입품이기 때문에 한국보다는 비쌀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된장, 고추장뿐만 아니라 한국 반찬류도 판매해서 한국음식이 그리울 때만 가끔씩 이용한다.
어느 곳이든, 마트는 그곳의 식문화를 반영한다. 한국의 전통시장 같은 곳은 경험하지 못해서 아쉽다. LA도심에서 1870년대부터 지금까지 식재료를 판매해 온 '파머스켓'이 있으나, 지금은 식재료보다는 식당비중이 높다.
한국은 대형마트, 전통시장, 동네마트, 편의점 등이 체계적으로 많으나 미국은 주로 마트가 많다. 미국은 빵이 주식이라서 마트에 빵, 샐러드류 등의 장을 봐서 바로 먹을 수 있는 간편 식품이 많다. 그리고, 식품매장에 마련된 식사코너에서 식사를 하면 장점도 많다. 조리된 음식을 옮기지 않고 바로 먹으면 신선하고 식감도 좋다. 미국식당에서는 당연하게 여겨지는 팁도 없다. 필요한 만큼만 조금씩 여러 가지를 먹기도 좋다. 이런 이유들로 이용자들이 많다.
한국도 이런 시스템이 활성화되면 좋을 것 같다. 물가가 계속 높아지면 마트에서 간편식을 선택하여 먹는 비중이 더 높아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