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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정 Jun 04. 2024

프롤로그 : 일도 중요하지만 삶은 더 중요하다

머리로는 알지만 몸으로 실천하기 어려운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하여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체는 반드시 일을 한다.

그 일은 본능적인 것도 있고, 세습적인 것도 있지만 자발적일 때 그 가치가 높아진다. 일은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해 주며, 자신의 가치를 높여주거나 반대로 가치를 훼손시키기도 한다.  일을 하고 물질뿐만 아니라 명예나 감사한 마음 등의 보상을 받는다.


일을 시간이나 물질과 바꾸는 경우도 있지만, 일 자체를 가치로 여기는 경우도 많다.  


최근에 한국사회에도 욜로족, 파이어족, 저녁이 있는 삶과 같은 신조어와 함께  실제로 이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정보기술의 발달로 SNS와 다양한 매체를 통하여 이런 케이스를 쉽게 접한다.


이를 실천하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받은 사람들도 대열에 함께 동참한다. 어렵게 준비해서 입사한 회사에서 조기퇴직 하여 좀 더 좋은 조건으로 이직하는 경우도 있다. 또는 일자체를 그만두고, 다른 삶을 계획하거나 실천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이런 현상은 선진국에 진입하거나 이미선진국인 국가들에서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나는 한국이 선진국에 진입하기 전에 15년 이상을 근무한 직장에서 자발적 퇴사를 했다. 평소에 직장생활을 무리 없이 했고 특별한 불만도 없었다. 그러나 내가 하고 싶은 다른 일에 대한 열망이 더 컸었다.


'평안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다'라는 속담이 있는 것을 보면 나의 경우도 특별한 것은 아니다.  속담을 풀이해 보면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제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억지로 시킬 수 없다.' 인데, 감사(監司)는 조선시대 종 2품 벼슬로 관찰사(觀察使)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좋은직장 이었을 것이다.


'남들이 좋다고 생각하는 일을 스스로 그만두거나 하지 않는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누구나 자신의 이상과 목표를 가지고 산다. 그러나 현실이 편안해지면 대부분 현실에 순응하고 거기에 맞춰서 살아간다. 내가 직장을 떠날 때도 이직이 아닌 자발적 퇴사는 매우 드물었다. 지금도 드물 것이다.

단지 지금이 그때와 다른 점은 SNS등으로 이런 일들이 크게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점이다. "누구는 직장 다니다가 자사주 많이 받고 파이어 했다고 하더라" 또는 "누구는 코인과 부동산투자 대박 나서 욜로족에 합류했다더라" 같은 소문이 주변에서도 들린다.


그러다 보니 열심히 자신의 일을 하는 사람들도 흔들린다.

 

나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일만 하기보다는 일이 삶에서 중요한 이유'를 나의 기준으로 계속 생각했었다.

그러면서 나에게 있어서 일은 '나 자신의 가치를 점점 높여가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여기서 가치는 반드시 물질적 보상만은 아니었고 삶 전체였다. 일과 삶의 균형 같은 것이었다. 


예를 들어, 물질적 보상은 충분한데 가족과 시간을 같이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거나 자기 계발을 하기에 부족한 것 같은 것이었다. 결론적으로 당시의 일은 나의 가치를 높이기 좋은데 주어진 환경은 아니라고 판단해서 직장을 떠나게 된 것이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너무 일에만 빠져서 전체적인 삶이 잠식당하는 것은 비극을 초래하지 않을까?"라고 자문했었다.




일은 누구나 한다. 그러나 일을 대하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고 처한 현실과 비전에 따라 다르게 느낀다. 그래서 일을 선택하는 것도 그만두는 것도 자신만이 그 이유를 안다.


앞으로 소개할 글들에서 일과삶의 균형에 대하여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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