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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정 Jun 11. 2024

일중독에 대하여

일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나는 일중독이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아무도 내게 알려준 적이 없다.

어느 날 갑자기 스스로 알게 되었다


나의 일과 일상은 평범하다고 생각했다.

대부분의 도시생활에 익숙한 직장인들처럼 아침 일찍 출근해서 일하다가 이른 점심을 먹고 또 일하다가 해가지면 귀가했다.

출근하지 않는 주말이나 휴일에도 필요하면 집에서 일을 했다. 한 20여 년 이런 생활을 계속하다가

어느 날 몸에 이상증세를 느끼는 때가 잦아졌다. 그럴 때면 병원에 갔지만 결과적으로 큰 문제는 없었다.

정기 건강검진에도 큰 이상은 없었다.


어느 날이었다. 눈에 염증이 생겨서 안과에 갔다가 눈물샘이 막혀서 즉시 간단한 수술을 했다.


그런데 그날 꼭 해야만 하는 일이 있어서 한쪽눈에 안대를 한 상태로 사람들을 만났다. 뭔가 불편하지만 사전에 계획된 일이니 나 때문에 여러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없었다.


내가 하는 일은 대부분 사람들과 업무가 연결되어 있어서 내가 문제가 생기면 전체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그때 처음으로 '일중독'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그리고 '일'에 대하여 깊이 생각했다. 그 결과 나는 이 굴레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전까지는 '당연한 일'이 이제는 '굴레'로 느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의 일을 좋아한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그래서 계속 고민을 하다가 해결방법을 찾았다.


일은 계속하되 일의 방법과 형식을 조금씩 바꾸는 것이다. 해결방법을 찾아가면서 나에게 좋은 영향을 끼친 책이 있다.

찰스핸디의 '코끼리와 벼룩'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영국에서 저자가 직접 겪은 자신의 일과 삶에 대한 이야기다. 시대를 정확하게 바라보고 시대에 맞게 자신의 일에 대한 변화를 모색해 나가는  작가의 실천적 이야기 이기도 하다. 나는 길이 잘 보이지 않을 때 이 책을 반복해서 읽으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일에 대한 방법과 형식을 바꾸는 일은 단순하지 않다. 오랜 시간 꾸준하게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실천과 시행착오를 거치며 만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나의 이 길고 길고 지루한 프로젝트는  현재 진행형이다.  지금은  일의 굴레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음을 느낀다.  과정에서 글 쓰는 일은 어느새 프로젝트의  일부로 새롭게 자리 잡아가고 있다.  빈 공간이 생기면 새로운 일로 채우고, 습관처럼 해오던 일은  꼭 해야 하는지 자문해 본다. 필요시 스스로 일에 대한 구조조정을 한다. 그러면 새로운 공간이 생긴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일자체를 굴레로 생각하지 않는다. 일을  삶의 중요한 일부로 생각할 수 있도록 방법과 형식을 바꾸는 노력을 한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현재 하는 일이 굴레처럼 느껴진다면, 스스로 일에 대한 구조조정 프로젝트를 실천해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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