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하게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산책을 즐긴다.
주중에는 오전의 일을 마치고, 점심식사 후 혼자서 주변을 가볍게 산책한다.
가끔 오래전 직장동료를 만나면 "지금도 점심시간에 산책하세요?"라는 질문을 받고는 한다. 그리고 "그때 잠시 같이 산책했던 기억이 좋았다"라고들 한다.
그들이 나와 산책하면서 산책의 습관을 가졌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출장이나 여행으로 타 지역에 가서도 나는 어김없이 산책을 한다. 오래전 직장인 초년 시절에 관련부서의 여러분들과 함께 2주 정도 일정으로 유럽 출장을 간 적이 있다.
그때 나는 매일 새벽에 일어나서 산책을 했다. 출장일정이 빠듯했고, 출장팀과 함께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새벽시간만 가능했기 때문이다. 일 때문에 먼 곳에 갔지만 아침식사 전 현지에서의 산책은 내게 짧은 여행을 선물한다.
나는 어디를 가든지, 심지어 가족여행을 가서도 조금 일찍 일어나서 혼자 숙소 주변을 산책한다.
그리고 평소에는 점심이나 저녁식사 후 산책을 한다. 비가 오면 쉬었다가, 최근에는 날씨와 상관없이 산책을 하려고 장화를 샀다. 비가 오면 장화를 신고 적당한 비를 즐기며 산책하는 것도 새로운 경험으로 느껴진다.
개인마다 산책하는 방법이 조금씩 다를 것이다. 칸트, 쇼펜하우어 같은 철학자들도 당시에 산책을 정기적으로 했다고 한다. 특히 쇼펜하우어는 자신의 저서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에서 산책 전에 반드시 그 시간에 생각할 주제를 가지고 했다고 한다.
나는 반대로 가능한 생각하지 않고 머리를 비우려고 산책을 하는데, 그것도 쉽지가 않다. 가끔씩 좋은 아이디어들이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어떤 고민이 있을 때, 산책을 하다 보면 의외로 좋은 생각이 머릿속에서 정리되기도 한다.
그때마다 메모하지 못하면 생각이 날아가기 때문에 간단한 메모도구를 준비해서 해왔다. 요즘은 스마트폰에 음성으로 녹음한다.
간단하게 나의 산책습관을 글로 정리해 보았다. 생각보다 산책이 내 삶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을 느낀다. 앞으로 나의 산책 경험들을 글로 나누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