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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정 Sep 23. 2024

인생의 환절기

글을 쓰는 지금은 2024년 9월 23일이다.

6일 전이 추석이었는데, 무더위로 모두가 이상기온임을 느꼈다. 그러다가 갑자기 비가 쏟아지고 날씨는 드라마틱하게 예년의 날씨로 돌아갔다.

아침에 추워서 일찍 눈을 뜨니 목이 칼칼하다.
환절기임을 단 하루 만에 느낀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추석 때 대구에 다녀온 지인에게 "아직도 대구에서 사과농사가 잘되나요?"라고 물으니 "그건 옛날일이랍니다"라는 답변을 했다.

오늘아침 나는 나의 삶에도 환절기가 있었음을 깨달았다. 누구나 삶에 환절기가 있겠지만, 갑작스럽게 찾아오면 당황한다.

내가 초등학교 입학했을 때도 생각해 보면 삶에서 맞은 큰 환절기였다.


어머니손을 잡고 초등학교에 입학하러 가던 때가 생생하게 기억된다. 가는 길에 넘어져서 무릎이 까졌지만 아무렇지 않다는 듯 콧물을 닦으며 학교로 향했다. 아마도 "이제 어엿한 초등학생이 될 사람이 이런 일로 울면 안 된다"는 스스로의 최면 때문이었을 것 같다.

내 기억 속의 첫 번째 환절기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을 졸업하는 단계마다 환절기를 겪었다. 대학재학시절 군복무 기간 동안은 더 큰 환절기를 겪었다. 특히 군복무를 마치고 3학년에 복학했을 때는 그동안 멈춘 학업을 재가동하느라
꽤나 심하게 환절기를 겪었다.

대학졸업과 함께 시작된 사회생활에서도 많은 환절기를 겪었다.

환절기는 갑자기 찾아와도 예측이 가능하다. 그래서 조금만 준비하면 변화에 빨리 적응한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사과농사가 대구에서 북상하는 것은 시간이 많이 지나서 감지된다. 그렇다고 계속 사과농사만 고집할 수는 없을 것이다. 현실을 인정하고 사과가 아닌 기후에 맞는 다른 과일로 바꿔야 할 것이다.




우리의 삶도 '환절기와 기후변화'같다. 환절기는 자주 반복되며 '기후변화'라는 큰 흐름을 만든다. 그래서 반복되는 일상에서 느끼거나 포착해 내기 어렵다.

어떤 일이든 발생하기 전에 '징후'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은 이제 누구나 쉽게 받아들이는 매가트렌드가 되었다. 메가트렌드가 되기 전에 트렌드 단계를 거친다. 트렌드가 되기 전에는 징후(Fad)가 있지만 대부분 잘 인지하지 못한다.



역사적으로 봐도,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한 징후는 분명히 있다. 징후를 발견하고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침을 하거나, 몸이 피곤할 때 감기의 전조증상이라고 생각하고 미리 쉬거니 약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 반대로 전조증상을 가볍게 생각하다가 감기로 고생한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삶에서도 '환절기'를 잘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기후변화'를 잘 읽고 대처하는 것은 더 중요하다. 그러려면 자신에게 보내는 신호인 '징후(Fad)'를  빨리 찾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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