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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정 Nov 15. 2024

한국과 미국의 음식문화 비교

미국의 음식문화에 대하여 글을 쓰는 것은 계속 미루다가 드디어 쓰게 되었다. 미룬 이유는 음식이라는 자체가 그 범위가 너무 넓고, 나의 경험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중적인 음식’으로 한정하고 ‘내가 직접 경험’ 한 것으로 범위를 정하면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글로 옮겨본다.

     

한국인의 집밥 개념도 최근 다양해졌다. 내 경우도 평소에 절반 정도만 전형적인 한식을 먹는다. 나머지는 그때마다 다르다. 직장의 구내식당에서 먹기도 하고 가끔 외부식당을 이용한다.     


가족과  미국에 머무는 동안에도 비슷한 패턴으로 먹는다. 평상시에 집에서는 밥을 주식으로, 외부에서는 현지식을 주식으로 먹는다. 얼마 전 한국에 있는 친한 형님이 나와 같이 갔던 순댓국 전문식당에서 톡으로 사진을 보내준 적이 있다. 사진의 순댓국을 본 순간 한국에서는 평범한 음식이 특별하게 느껴졌다.      

“장소는 평범한 음식을 특별하게 만드는 능력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한국에서도 미국 음식을 접할 기회가 많아 미국 식문화에 쉽게 적응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느꼈다.


미국마트에 식재료를 사러 가면 새로운 종류가 너무 많다. 예를 들어 자주 가는 동네 마트에서 생감자를 사려면, 어떻게 조리할 것인지에 따라 종류가 다르다. 묶음 판매와 1개씩 개별판매, 크기와 무게 단위 등과 10 여종 이상의 감자 중 선택해야 한다.  대중적인 식자재 비용은  한국대비  평균 1.5배 정도 비싼 것 같다.


대중적인 외식에도 선택의 폭이 생각보다 많지만 결국 미국식은 샐러드류, 샌드위치류 정도다. 기본 샐러드를 정하고 여기에 옵션을 선택한다.


옵션에는 비건도 대부분 포함된다. 음료를 먼저 주문 후 샌드위치도 빵 종류를 먼저 정하고 여기에 옵션을 선택한다. 메뉴판에는 많은 메뉴가 있는 것 같아도 결국 주변에서 사람들이 먹는 것을 보면 단백질류를 더한 샐러드나 샌드위치에 몇 가지 옵션이다.


주문할 때는 상당히 복잡한 것 같은데, 결과물들은 단순하다는 느낌이다. 먼저 선택 후, 메인을 선택할 때 다양한 옵션을 지정한다.     

메뉴판에는 각각의 칼로리가 적혀있는 식당이 많다. 미국인들은 칼로리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칼로리 표시가 식당의 매출에는 도움이 될 것인가?"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테이크아웃과 드라이브스루가 생각보다 많다. 대부분 자리에 앉아서 서빙 등 서비스를 받는 경우는 총액에서 15~25% 정도의 팁(Tip)을 추가로 선택한다. 예약하기 어렵거나 대기 줄 많은, 좀 잘 나가는 식당의 경우에는 20%로 결정해서 청구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대중적인 외식비용은 한국보다 2~3배 비싸게 느껴진다.

한국에도 진출한 외식프랜차이즈 식당이나 커피숍도 한국보다는 조금 더 비싸다.

    

미국의 국토면적은 한국보다 98배 크니 지역마다 특성이 있겠지만, 캘리포니아 지역은 멕시코 음식이 생각보다 많다. 대중적인 음식은 타코인데, 맛은 독특하게 다르지만 다양한 옵션 형식은 미국 음식과 같다. 그래서 타코는 미국음식으로 느껴진다.


그 외 중국과 일본식당이 많고 인도식이 그다음인 것 같다. 한국식당은 한인타운을 제외하면 생각보다 드물다.      

중국식이나 일본식 등은 대부분 미국화되어 있다. 간판에는 ‘라멘식당’이라고 해도 대부분의 다른 일본 음식을 다 파는 곳이 많다. ‘스시식당’도 대부분 같은 형식이다.


한국의 백반식당처럼 식당 사정에 따라 다르게 반찬 세트로 주는 개념은 없는 것 같다. 그렇게 먹으려면 결국 여러 가지 요리를 주문해야 하는데, 혼자서 이렇게 다양하게 먹기는 힘든 구조다. 세트메뉴 정도가 백반과 비슷할 것 같다.  


한국의 백반, 일본의 스시, 영국의 피시앤칩스처럼 미국다운 대표 대중음식은 무엇인지 생각해 봤다. 한 가지가 떠오르지 않아서 왜 그런가를 생각해 보니 미국자체가 이민자의 나라이기 때문인 것 같다. 기본적인 것은 유럽에서 전파되어 왔고, 가까운 남미의 식문화와 각국의 이민자들의 식문화가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 식문화가 만들어졌다.

      

음식을 먹는 방식은 한국과 달리 독특함이 있다. 백반과 같은 전통적인 한식은 가지고 다니며 먹기 불편하다. 미국은 도심이나 동네에서 점심시간 전후로 거리를 다니면 각자의 점심거리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식당뿐만 아니라 카페나 공원 등에서 장소제약 없이 식사하는 것은 간편한 대중음식이라서 가능해 보인다.  

    

식당에서 다른 테이블을 보면 여러명이 함께 먹어도 개인별로 다른 음식을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비건 등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문화라는 것이 느껴진다.  

   

대중적인 음식으그나라 식문화의 우열을 가릴 수는 없다. 그러나 그곳 사람들의 실제생활과 시스템을 잘 느낄 수 있다. 


미국의 대중음식문화에 익숙한 미국인한국의 대중음식문화를 접하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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