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쓰레기 분리수거 나가기까지는 귀찮지만 하고 나면 왠지 모르게 개운한 기분이 든다. 한국도 분리수거가 엄격해지면서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페트병도 라벨을 제거하고 찌그러트린 뒤에 페트병 전용 수거함에 넣어야 한다. 여기서 내가 제일 귀찮아하고 하기 싫은 부분이 페트병 라벨 제거하기다.
위의 사진은 내가 낑낑대면서 라벨 제거하다가 포기하고 결국 가위로 잘랐다. 이렇게 자르는 내 모습이 '아니.. 이렇게까지 짜증 내면서 해야 하는 걸까?'라고 생각이 들었다. 절취선으로 친절하게 표기되어 있지만, 손으로 잘 분리가 안된다면 절취선의 의미가 있을까.
유튜브나 인터넷에서 페트병, 유리병 라벨 쉽게 뜯으려면 라벨면에 드라이기에 따뜻한 바람으로 녹여주거나 미지근한 물에 담가놓으면 된다고 한다. 확실히 해보니 맨손으로 그냥 하는 것보다 조금은 쉽게 되는 것 같지만, 이렇게까지 도구를 이용해하면서까지 노동과 시간을 써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어떤 제품은 라벨을 뜯으면 접착제가 남아있어 손이 끈적거린다. 결국, 화장실에 가서 손을 씻고 쓰레기 버리러 나가고 돌아와서 다시 손을 씻고... 정말 손이 많이 가는 녀석이다.
내가 일본에 생활하면서 페트병 분리수거에 이렇게까지 힘들어하지는 않았다. 일본 페트병에는 절취선 표시도 되어있고 잘 뜯을 수 있게 되어있다. 유명 생수들 중 한 브랜드는 용기도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워서 손으로 힘 안 들이고 쉽게 찌그러트려 부피를 줄일 수 있다. 쉽게 버릴 수 있었던 페트병이 한국에 오니 분리수거가 어려운 제품일 줄 상상도 못 했다.
나 혼자만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 점을 불편하게 느끼는 듯하다. 위의 유튜브 영상은 한국의 페트병 분리수거에 대한 실험과 환경부의 재활용 용이성 등급에 대한 영상이다. 최근 우리나라도 조금씩 환경을 생각하고 개선하려는 움직임은 있지만, 해결해야 하는 문제점들이 아직 남아있다. 솔직히 페트병 라벨 뜯는 게 소소한 부분일지라도 이런 작은 점이 환경을 위한 중요한 단계이다. 언제까지 우리가 짜증내고 화나면서 라벨을 까야하는 걸까. 앞으로 소비자들이 불편하지 않고 쉽게 분리수거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