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장화와 우산
25.09.13 오늘의 기록
함께 들으면 좋은 노래 추천 Raindrops Keep Falling on my Head · B.J. Thomas
임아영 작가님의 ’우울과 불안을 이기는 작은 습관들‘ 이라는 책을 읽다가 문득 떠오른 경험이 있어서,
그 이야기를 하면서 지금의 제 생각을 한번 기록해 보고 싶었습니다.
생각해 보니까,
우울과 불안을 극복하는 방법이 나에게는 어떤 게 있을까,
라는 질문이 다시 떠올랐고
그러면서 초등학생 때 일이 생각났어요.
그때 단짝 친구가 한 명 있었거든요.
저는 친해지면 재밌는 성격이긴 했는데,
전반적으로는 좀 내성적이었던 것 같아요.
근데 그 친구는 늘 웃고 활발했어요.
누가 장난치거나 상처되는 말을 하면
옆에서 든든하게 지켜주고
대신 말해주기도 하는 그런 친구였어요.
어느 날은 비가 정말 많이 오던 날이 있었어요.
아스팔트 바닥에 물이 고일 정도로요.
그날 저와 그 친구는 노란 장화를 신고,
우산도 들고,
정말 무적인 것처럼 밖을 돌아다니며 놀았어요.
일부러 비를 맞으면서 걸었고,
금세 장화 안에는 물이 스며들고
우산도 손에 쥔 채로 쓰지도 않았죠.
이 이야기를 갑자기 꺼낸 이유는
‘우울과 불안’도 조금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만약 그때 장화도, 우산도 없었다면
그 비는 엄청 맞기 싫었을 거예요.
짜증 났을 거고,
어디 비를 피할 곳만 찾으려고 했겠죠.
내 의지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맞는 비였다면 더 그랬을 것 같아요.
우리가 겪는 우울과 불안도 그렇지 않을까요?
하지만
물을 막아주는 장화와,
손에 든 우산이 준비되어 있다면
우울과 불안도 한 번쯤은 맞닥뜨려봐도 괜찮지 않을까.
비처럼, 일부러 맞아봐도 괜찮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현실적인 준비를 하고,
조금 힘들더라도 준비된 채로 맞서 본다면
생각보다 우리 얼굴에
비 때문에 일그러진 표정보다는,
비가 그치고 밝은 햇빛이 비추듯
희미하게라도 웃음이 비치지 않을까.
그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