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결혼과 이혼 이야기
#008 나의 첫 도전, 이혼
오늘 꿈을 꿨다. 오랜만에 누군가와 사랑을 나누는 꿈이었다. 꿈속에서 나는 행복했다. 오랜만에 느껴지는 따스함이 마음을 채우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머릿속을 지배한 생각은 불안함이었다. ‘이것도 결국 끝이 나겠지.’ 그런 생각이 내 꿈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나는 꿈속에서도 복잡 미묘한 감정에 휘말려 있었다. 그러다 잠에서 깼다. 오랜만에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나는 오지 않은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었다.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아이도 다 커서 분가하고 나면 혼자 남게 될 나는 어떤 모습일까? 나만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면서도 가정이라는 소속감을 원하고, 자유롭게 살고 싶으면서도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어 하는 나는, 그때 어떻게 살고 있을까?
생각해보면, 이런 이중적인 성향은 남편과의 관계에서도 문제가 되었던 것 같다. 나는 발전하고 싶으면서도 안정감을 바랐고, 안정감을 얻으면 다시 발전하고 싶어졌다. 그러나 그 두 가지 사이에서 늘 이도 저도 아닌 상태로 머물렀다. 결국 내가 선택했던 것들은 항상 안정이었다. 제자리를 맴도는 듯한 나의 모습이 문득 떠오른다.
그런 나에게 이혼은 첫 도전이었다. 내 삶에서 처음으로 안정이 아닌 것을 선택한 순간이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결혼 자체가 조금 더 도전적이었더라면 어땠을까? 내가 더 넓은 세상에서 더 많은 사람을 만나려 노력했다면, 아니면 모든 걸 포기하고라도 마음이 이끄는 대로 사랑을 찾아갔다면, 지금의 첫 도전은 다른 이름이었을지도 모른다. 나의 첫 도전이 이혼이 아닌, 더 큰 사랑을 향한 도전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 와서 그런 과거를 바꿀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내가 선택한 이 첫 도전이 지금의 나를 어디로 데려갈 것인가 하는 것이다. 나는 여전히 안정과 발전 사이에서 갈등하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 도전이 내 삶을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줄 것이라 믿고 싶다.
오늘 꿈속의 사랑은 오래가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은 내게 질문을 던졌다. 나는 앞으로 어떤 도전을 선택할 것인가? 그리고 그 도전은 나를 어디로 이끌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