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tic Outlaws
“I'm tired of my life, my clothes, the things I say. I'm hacking away at the surface, as at some kind of gray ice, trying to break through to what is underneath or I am dead.
I can feel the surface trembling—it seems ready to give but it never does.
I am uninterested in current events. How can I justify this? How can I explain it?
I don't want to have the same vocabulary I've always had. I want something richer, broader, more penetrating and powerful.”
—James Salter
제임스 설터(James Salter)의 이 문장은 존재의 권태와 예술적 갈망을 동시에 보여주는 강렬한 고백입니다. 번역과 이 글이 지닌 배경을 살펴봅니다.
번역
“나는 내 삶과 옷, 그리고 내가 내뱉는 말들에 신물이 난다. 마치 회색 얼음판을 내리치듯, 나는 표면을 깎아내고 있다. 그 밑에 무엇이 있는지 뚫고 들어가려 애쓰는 중이다. 그러지 못한다면 나는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그 표면이 떨리는 것이 느껴진다. 곧 터져버릴 것 같지만 결코 터지지 않는다.
나는 시사 문제(세상 돌아가는 일)에는 관심이 없다. 이것을 어떻게 정당화할 수 있을까?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내가 늘 써왔던 것과 똑같은 어휘를 쓰고 싶지 않다. 나는 더 풍요롭고, 더 넓으며, 더 예리하고 강력한 무언가를 원한다.”
글의 배경 및 해설
이 글은 미국의 소설가 제임스 설터의 회고록인 《어제의 잔해(Burning the Days)》 혹은 그가 평생 기록해 온 일기에서 비롯된 문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고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설터의 독특한 이력을 알아야 합니다.
1. 군인에서 작가로의 탈피
제임스 설터는 작가가 되기 전, 미 공군의 전투기 조종사였습니다. 그는 한국전쟁에도 참전했던 베테랑 군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군대라는 조직 특유의 정형화된 언어, 반복되는 일상, 그리고 표면적인 인간관계 같은 것들에 깊은 회의감을 느꼈습니다. 위 글에서 말하는 '회색 얼음(gray ice)'은 그를 둘러싼 딱딱하고 무미건조한 현실의 벽을 상징합니다.
2. ‘어휘’에 대한 갈망
설터는 '문체가의 작가(writer's writer)'로 불릴 만큼 언어의 선택에 극도로 예민했던 작가입니다. 그는 남들이 다 쓰는 흔한 단어로는 인간 영혼의 심연을 표현할 수 없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더 예리하고 강력한 어휘"를 갈구하며, 평범한 삶의 표면 아래 숨겨진 '진실된 삶'을 포착하려 평생을 분투했습니다.
3. 시사 문제에 대한 무관심
그가 시사 문제(current events)에 냉담했던 이유는 그것이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것들이 대개 '일시적인 표면의 떨림'에 불과하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정치적 뉴스나 일시적인 사건보다, 시대를 관통하는 인간의 욕망, 상실, 그리고 아름다움이라는 본질적인 문제에 침잠하기를 원했습니다.
4. 요약
이 문장은 삶의 우울함을 토로하는 것이 아니라, 피상적인 삶에 안주하려는 자기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을 보여줍니다.
•표면(Surface): 타인에게 보이는 나, 관습적인 대화, 지루한 일상.
•밑바닥(Underneath): 진정한 자아, 예술적 성취, 강렬한 생의 감각.
그는 이 얼음을 깨고 들어가지 못하면 정신적으로 '죽은 상태'와 다름없다고 느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