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마음속에서 바라본 자신의 삶은 누구에게나 그저 패배의 연속이기 때문에 자신의 모습을 좋게 설명하는 사람은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중략)
달리(Dalí)가 최근에 내놓은『삶(The Secret Life of Salvador Dali)』이 이런 종류에 해당한다. 한마디로 도저히 믿기지 않는 사건들이 담겨 있는가 하면, 다르게 정리하거나 낭만적으로 치장한 사건도 있다. 또한, 굴욕적인 일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반복되는 보통의 생활도 삭제되었다.
달리는 자신이 진단하기에도 자아도취증 환자이며 그의 자서전은 핑크색 조명 아래 펼쳐진 한 편의 스트립쇼(Striptease)일 뿐이다. 하지만 그의 자서전은 판타지에 대한 기록, 즉 기계 시대 덕분에 가능해진 본능의 도착에 대한 기록으로서 커다란 가치를 지닌다...(중략)
사진 출처-Salvador Dalí's Museums
달리의 사춘기 시절 그를 열렬히 사랑하는 한 소녀가 있었다. 달리는 소녀를 최대한 흥분시키기 위해 키스와 애무를 퍼부으면서도 그 이상 나아가려 하지 않았다. 달리는 5년 동안 그런 상태를 유지하면서 그녀의 굴욕을 즐기고 그런 굴욕을 자신의 힘을 의식하면서 만끽하기도 한다. 달리는 이를 ‘5개년 계획’이라고 했다. 달리는 5년이 지나면 그녀를 버릴 것이라고 그녀에게 여러 번 말했고 그때가 되자 정말 그렇게 했다...(중략)
달리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말하자면 성직자의 특권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예술가는 보통 사람을 구속하는 도덕 법칙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것이다. ‘예술’이라는 마법의 주문을 외치기만 하면 모든 것이 괜찮다.
달팽이가 썩어가는 시체 위를 기어 다니는 것도, 소녀의 머리를 발로 차는 것도 괜찮다. 심지어는 <황금시대(L’Age d’Or)>같은 영화도 괜찮다. 또한 달리가 오랫동안 프랑스에 빌붙어 살았으면서도 프랑스가 위험에 처하자 곧바로 쥐새끼처럼 허둥지둥 도망간 것도 괜찮다. 시험대를 통과할 만큼 그림을 잘 그릴 수만 있다면 모든 것이 용서될 것이다.
-조지 오웰의 평론집, 「모든 예술은 프로파간다다」中 <성직자의 특권: 살바도르 달리에 관한 몇 가지 단상>에서 p279-2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