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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양훈 Aug 28. 2024

홍콩살이 유럽여행

1993년 8월 4일(사흘째) Rome-Pisa-Florence

오전 개선문을 기점으로 로마 시내 몇 곳을 돌았다. 여기저기 유적을 돌다, 트레비 분수(Fontana di Trevi) 계단에 앉아 쉬었다. 건물에 둘러싸인 트레비 분수, 뒤돌아 동전을 던지면 다시 로마로 올 수 있다는 전설, 나는 던지지 않았다. 너무나 뜨거운 로마의 햇볕. 

트레비 분수, 기범과 로사
더위에 지쳐 트레비 분수 뒷켠에서 쉬는 로사

고속도로를 달려 Pisa, 유명짜한 사탑을 구경했다. 더는 기울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보수공사를 하는 중이었다. 기울어지는 맞은편 쪽으로 긁은 쇠줄을 매는 공사였다. 지금도 계속 기울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계단을 올라 꼭대기까지 올랐다.     

피사의 성당 복합체 가운데 3번째이며 마지막인 구조물로 1174년에 착공된 이 종탑은 56m 높이로 설계되어 흰 대리석으로 지어졌다. 건물의 기초부가 무른 땅속으로 기울어지게 가라앉는 것을 발견한 때는 이미 전체 8층 중 3층까지 완공되어 있었다. 책임 기술자였던 본나노 피사노는 기울어진 모양을 보정하기 위해 새로 층을 올릴 때 기울어져 짧아진 쪽을 더 높게 만들었으나, 추가된 석재의 무게로 건물은 더욱 가라앉게 되었다. 기술자들이 해결방안을 찾으려고 몇 번씩 공사를 중단했으나 결국 14세기에 맨 꼭대기 층이 기울어진 채 완성되었다. 근대에 들어서 기초에 액상 시멘트를 주입해 보강했음에도 20세기 후반까지 여전히 붕괴의 위험이 있어 사탑을 구하기 위한 다양한 계획이 구상되고 있다.   

 

더위는 계속되어 오늘도 섭씨 36도의 찜통이다. 사탑 경내엔 그늘이 많았다. 짬짬이 그늘에 숨어 더위를 식혔다. 점심은 중국식당『PECHINO』- 이게 북경이란 뜻인데, 그렇다면 『북경반점』이다. 먹거리가 좀 허접했다.     


다음 달려간 곳은 고도(古都) Florence. 옛 거리를 걸었다. Bus는 진입 금지. 거리 폭이 좁아서 버스는 아예 다닐 수가 없다. 젊은 처녀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게 인상적이었다. 쭉쭉 빵빵 롱다리 뽐내는 듯!  

산타마리아 노벨라 성당 Chiesa di Santa Maria Novella ) 세계에서 세 번째로 규모가 큰 성당이란다. 우리 한국 사람들은 유난히도 세계에서 제일 크고, 높고 이런 걸 좋아한다.      

     

더위에 뻗어버린 오늘, 다행히 저녁 식사는 우리의 피로를 풀어주기에 모자라지 않았다. 스파게티! 제대로 된 본고장 맛을 볼 수 있었다. 숲속에 자리 잡은 식당이었는데, 식당 이름을 잊어먹었다.      

  

오늘의 숙소는 Jolly Hotel. 깨끗한 호텔이지만 스타일은 백 년이 넘었을 법한 고풍(古風)이다.

기범과 로사는 더위 속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느라 뻗었다. 몸을 씻고 나니 밤 11시가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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