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언 헤어와 버네사 우주 共著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中p19-21
협력은 우리 종의 생존에 핵심이다. 우리의 친화적 적응력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적자(適者)’라는 개념이 ‘신체적 적자’와 동의어가 되었다. 이 논리를 야생에 대입하면, 덩치가 클수록 더 싸우려 들며 그럴수록 덤비려는 자가 적고 따라서 성공할 가능성이 더 크다. 그러므로 최상의 먹이를 독차지 할 수 있고 가장 매력 있는 짝을 얻을 것이며 가장 많은 후손을 낳을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지난 150년 동안 이 잘못된 ‘적자’의 해석이 사회운동, 기업의 구조조정, 자유시장에 대한 맹신의 바탕이 되어 왔으며, 정부 무용론의 근거로, 타 인구 집단을 열등하다고 평가하는 근거로, 또 그런 평가가 야기하는 결과의 참혹함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이용되어왔다. 하지만 다윈과 근대의 생물학자들에게 ‘적자생존’이란 아주 구체적인 어떤 것, 즉 살아남아 생존 가능한 후손을 남길 수 있는 능력을 가리키며, 그 이상으로 확대될 개념이 아니었다.
다윈의 <종의 기원> 제5판이 나오던 1869년 무렵에는 강하고 냉혹한 자들이 살아남고 약한 자들은 사라질 것이라는 생각이 집단의식 속에 뿌리 깊게 자리 잡았는데, 다윈은 이 책을 쓰면서 “적자생존이 더 정확하며, 때로는 더 편리하다”면서 자연선택의 대안으로 이 개념을 제시했다.
다윈은 자연에서 친절과 협력을 끊임없이 관찰하며 깊은 인상을 받았으며, “자상한 구성원들이 가장 많은 공동체가 가장 번성하며 가장 많은 수의 후손을 남겼다”고 썼다. 다윈을 위시하여 그의 뒤를 이은 많은 생물학자도 진화라는 게임에서 승리하는 이상적 방법은 협력을 꽃피울 수 있게 친화력을 극대화하는 것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대중의 상상 속에 존재하는 ‘적자생존’ 개념은 최악의 생존전략이기도 하다. 한 연구는 가장 덩치 크고 가장 힘세고 가장 비열한 것이 누군가에게는 평생의 스트레스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사회적 스트레스는 우리 몸에 비축된 에너지를 고갈시켜 면역체계를 약화하고 결국 우리는 더 적은 수의 후손을 남기게 된다. 마찬가지로 공격성이 높을수록 비용이 많이 드는데, 싸워서 다치거나 잘못되면 죽을 확률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런 유형의 ‘적자’는 우두머리 지위를 차지할 수도 있지만, 그러다가 ‘더럽고 잔인하고 짧은’ 인생으로 끝날 수도 있다.
다정함은 일련의 의도적 혹은 비의도적 협력, 또는 타인에 대한 긍정적인 행동으로 대략 정의할 수 있는데, 다정함이 자연에 그렇게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그 속성이 너무나 강력하기 때문이다. 인간 사회에서 다정함은 친하게 지내고 싶은 누군가와 가까이 지내는 단순한 행동으로 나타나는가 하면, 어떤 공동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협력을 통해 누군가의 마음을 읽는 등의 복합적인 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협력은 아주 오래된 전략이다. 수백만 년 전 떠다니는 박테리아로 존재하던 미토콘드리아는 더 큰 단위의 세포 속으로 들어갔고, 미토콘드리아와 더 큰 세포가 힘을 합치자 동물의 몸에 힘을 공급하는 배터리가 되었다. 우리 몸의 미생물 군집은, 다른 기능도 많지만, 특히 우리 몸이 음식물을 소화하고 비타민을 합성하며 장내 물질을 생성하는 등 여러 기능을 수행하게 해주는데, 이 협력관계는 미생물군과 우리 몸 모두에게 이로운 결과물이다.
개화식물(開花植物)은 대부분의 식물 종보다 늦게 발생했지만, 꽃가루를 옮겨주는 곤충과의 성공적 협력관계로 번성한 덕분에, 현재 우리의 정원을 지배하고 있다. 지구에 서식하는 모든 육상동물 개체의 5분의 1을 점하는 개미는 5천 마리의 개체군이 하나의 사회로 기능하는 초개체 동물이다.
-브라이언 헤어(Brian Hare)와 버네사 우주(Vanessa Woods) 共著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中 p19-p21<적자생존>
인간은 다른 영장류와 달리 눈의 공막이 유일하게 하얗다. 그래서 시선을 조금만 돌려도 무엇을 보는지 바로 알아차릴 수 있다. 우리의 눈이 협력적 의사소통을 위해 설계됐음을 보여 주는 사례다. 브라이언 헤어(오른쪽) 듀크대 진화인류학 교수와 버네사 우즈 연구원은 인간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이런 협력적 의사소통이라고 주장한다. <디플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