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의 <데이지꽃과 양귀비꽃이 있는 화병>을 따라 그리다.
고흐가 인생의 마지막 시기에 그린 <데이지꽃과 양귀비꽃이 있는 화병>은 내가 따라 그린 6호(41x32cm) 규격보다 훨씬 큰 16호(66x55cm) 크기의 정물화다. 이 그림에는 제목(Vase with Daisies and Poppies)에 나열한 데이지꽃과 양귀비꽃에 더해 수레국화와 밀 다발이 꽂혀 있고, 노란 야생화도 언듯 보인다.
파리 시절 절제된 정물화를 그렸던 고흐의 화풍은 오베르(Auvers)에 와서는 강렬한 색감과 힘찬 붓 터치로 바뀌었다. 1890년 6월 고흐가 이 그림을 완성한 때는 그가 생을 마감하기 불과 한 달 전이었다. 그의 마음속에 쌓여오던 불안감을 강렬한 에너지로 쏟아냈는지도 모른다. 그의 정물화 가운데서는 이 그림이 가장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2014년 11월 4일 소더비 경매 낙찰 가격이 6천만 불이 넘었다. 고흐의 가을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